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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호 Jun 07. 2024

[2024 독후기록 36] 검찰의 심장부에서.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의 2년 9개월의 기록.

우리나라가 산유국 대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대통령께서 직접 대국민 발표를 하셨는데요.  오늘 10시에 논란의 핵심부에 위치한 미국 액트지오社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대통령 발표 이틀 만에 방한, 정부 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네요. 성공확률은 20%라고…  오늘 이야기할 책은 올 1월 출간된 前 대검 감찰부장을 역임한 한동수 변호사님의 책입니다.



[검찰의 심장부에서]

한동수, 오마이북,  2024년 1월, 볼륨 369쪽.


한동수 님은 판사로 16년을 근무하고 부장판사로 퇴직 후, 법무법인 율촌에서 5년여를 특허전문변호사로 활동하신 분입니다.  2019년 8월 ‘법률신문’에서 대검 감찰부장을 공모한다는 채용공고를 운명처럼 접하고 지원하여, 2019년 10월부터 퇴임한 2022년 7월까지 2년 9개월 동안, 윤석열 검찰총장의 실상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며, 사실에 대한 증언과 기록을 책으로 묶었습니다.  직접 밝혔듯이 훗날 검찰개혁 등에 참고가 될 만한 기록과 자료가 될 수 있는 역사서를 쓴다는 심정으로 쓴 글입니다.


이 책은 유시민 작가님과 조수진 변호사가 진행하는 <알릴레오 북스 시즌5>에서 4.10 총선특집 6부작 방송 중 3번째로 다룬 방송을 보고 차분히 읽게 되었습니다.  읽으면 즐거움을 주는 책이 아닌, 해야 할 일(검찰개혁)에 대한 결심을 하도록 만드는 책이라는 조수진 변호사의 말에 동감하면서요.


1部는 채널A 사건, 판사 사찰문건 사건, 한명숙 총리 모해 위증 교사사건, 고발사주 등을 다루면서 직접 경험한 기록입니다.  2部는 검찰의 독립, 특수수사, 검사동일체 원칙(2004년 검찰청법 개정으로 법률상 문구에서는 이미 사라진 용어이나 불사조처럼 지금도 살아 작용하는), 특수활동비, 검언유착, 검찰과 친일, 무속 등 검찰개혁의 과제를, 3部는 윤석열과 장모 최은순, 한만호와 김학의, 증거의 신빙성 판단, 법원의 역할 등에 대한 생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체 분량이 369쪽인데 1부 내용이 206쪽으로 거의 60%를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사실 기록에 충실하고픈 마음이 담겨있다는 생각입니다.


“검찰은 국민의 검찰이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검찰의 검찰일 뿐이었다”는 문장이 핵심입니다.  2017년 작성된 ‘신임검사 매뉴얼’에 “선후배 간에 형제자매처럼 대하면서 함께 동고동락하는 자세를 가져야 함”이라는 문구가 있는데, 이는 주어를 감춘다면 조폭의 조직원 행동강령이라 이야기해도 믿을 듯합니다.

특이한 점은 거의 모두 실명으로 언급됩니다.  에둘러 지칭하거나 돌려 말하지 않습니다.  윤석열 사단으로 지칭되는 한동훈, 손준성, 이원석(現 검찰총장), 검찰 내에서 왕따 신세인 진혜원, 정진웅, 박은정, 임은정, 서지현 검사도 언급됩니다.

이 책을 읽은 유시민 작가님은 “정확한 사실 기록으로 마치 파브르 곤충기를 보는 듯했다”며, “순종 검사가 아닌 이방인(외계인, 에일리언)이 쓴 검찰의 민낯”이라 평하십니다.  같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조수진 변호사는 “검언유착에 대한 보고서”로 평합니다.

저자인 한동수 님은 검찰개혁 방향을 두 가지로 요약합니다. 첫째는 제도 개혁.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야 하며, 기소권이란 막강한 권한에 대해서도 통제할 수 있는 독립된 감찰기구 구성이 법적으로 필요하고, 그 감찰 결과를 공개해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인적 청산으로, 과거 YS정부가 군 하나회를 척결했던 것처럼, 제대로 정치검찰을 솎아내야 한다 강조합니다.  본인의 책을 한 줄로 평해 달라는 요청에, 본인이 감찰부장에 보임되고, 늘 사무실 책상 유리밑에 끼워둔 ‘검사선서’(49쪽)를 읽는 것으로 대신하는데요.  검사선서를 옮겨 봅니다.


나는 이 순간 국가와 국민의 부름을 받고 영광스러운 대한민국 검사의 직에 나섭니다.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범죄로부터 내 이웃과 공동체를 지키라는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은 것입니다.  나는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할 것을 나의 명예를 걸로 굳게 다짐합니다.


검사로 임관 당시 하는 검사선서 내용처럼, 초심을 읽지 않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담으셨네요.  감찰부장 퇴임식 때 불렀다는 가곡 <그네>는 유튜브에서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 사회로 진행되었던 이 책 출판기념회 영상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시간 되시면 꼭 읽어보시길.


올해 36번째 책읽기


#한동수  #한동수감찰부장  #검찰의심장부에서  #검사선서  #독후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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