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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호 Nov 21. 2024

[2024 독후기록 81]찬란한 멸종

이정모 관장

[찬란한 멸종]

副題 : 거꾸로 읽는 유쾌한 지구의 역사

이정모, 다산북스, 2024년 8월, 볼륨 346쪽.



책 몇 권 사볼까 하고 인터넷 서점을 기웃거리는데 베스트셀러 10位안에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한강 작가님 책이 여섯 권을 차지하고 있네요.  다른 책으로는 [트럼프 2.0 시대], 이즈음 영원한 스테디셀러 김난도 교수님의 [트렌드 코리아], 유발 하라리의 6년 만의 신작 [넥서스]가 보입니다.   사려고 했던 책중 하나인 류시화 님의 신작은 예약도서로 2주 후에나 나온다고 하네요.  림태주 님의 신작 [오늘 사랑한 것]을 카트에 담아 두었습니다.

이야기가 처음부터 옆길로 빠졌네요.


이정모 교수님은 1963년 生으로 연세대 생화학과를 나와 독일 본 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셨습니다.  과학 커뮤니케이터이자 과학관 관장을 오래 하신 분으로 ‘털보 관장’이란 별명을 갖고 계십니다.  과학의 대중화에 기여하였고, 2023년 국립과천과학관장에서 퇴직 후 뭐라 부를지 애매하다는 주변사람들의 민원에, 현 거주 중인 일산소재 개인사무실 이름을 ‘펭귄각종과학관’으로 정해, 관장직을 유지(?)하고 계시네요.  과학관 이름을 처음 들으면서 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님의 ‘여러 가지 문제 연구소’가 연상되더군요.  늘 유쾌하게 사시는 분들의 作名法에 미소 짓게 됩니다.


빅뱅에서 시작된 우주 나이는 137억 년, 우리가 사는 지구 나이는 46억 살, 생명의 역사는 38억 년.  이중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출연한 건 30만 년 전이라고 합니다.  지구의 나이를 하루로 환산해 보았을 때, 호모 사피엔스가 출연한 건 자정 5초 전이란 짧은 기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인간이 출연한 이후 지구가 많이 아파하고 있습니다.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기후’와 ‘멸종’입니다.  이미 일어난 다섯 번의 멸종의 직접원인은 급작스런 기온 변화, 대기 산성화, 산소 농도 하락이었고, 이는 운석 대충돌, 화산 폭발, 대륙 이동에 기인한 불가항력적인 원인으로 발생된 것이었다면, 현재 진행 중인 여섯 번째 멸종은 인간의 자제할 줄 모르는 욕심이 원인임을 명확히 경고하고 있습니다.


2018년 타계하신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남긴 유언 첫 번째가 “100년 이내에 인류는 멸망한다”는 것 이었답니다.  멸종의 원인은 기후변화인데요.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나요?  그럼에도 멸종을 말하면서 ‘찬란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놓았습니다.  “멸종이란 다음 세대의 생명체를 위해 자리를 비켜주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친절한 설명을 곁들여서요.


책은 약 130년 후인 2150년 인류가 멸망한 것으로 가정하여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2150년부터 지구가 탄생한 46억 년 전까지의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AI부터 화성으로의 테라포밍, 범고래, 네안데르탈인, 산호, 삼엽충 등 여러 주인공들의 시선으로 지구의 역사와 대멸종을 그려 나갑니다.  지구의 역사와 생명의 역사를 알게 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우리는 그저 자연에 적응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연을 바꿀 수 있는 존재다.  인류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도 있다”며, 우리만 변하면 멸종을 막거나 뒤로 미룰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인류가 함께하는 지구를 꿈꾸면서요.


얼마 전 치러진 美 대선에서 트럼프가 再집권했습니다.  재임 중 파리 기후협약을 탈퇴했고, 기후 위기는 새빨간 거짓이며 대체 에너지원보다 화석연료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겠다는 그의 재등장은 인류의 멸종을 앞당길 수 있어 아찔하기만 합니다.


저 같은 문과 남자라도, 남녀노소 누가 읽어도 술술 읽히는 책입니다.

하나뿐인 푸른 별 지구와 인류를 사랑하신다면 일독을 추천드립니다.


올해 81번째 책읽기


#찬란한멸종  #멸종  #이정모  #털보과학관장  #지구온난화  #기후위기

#펭귄각종과학관  #지구사랑  #독후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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