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종 인터뷰집
[어떻게 科學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副題 : 기다리고, 의심하고, 실패하고 그럼에도 과학자로 살아가는 이유
이윤종, 어크로스, 2025년 2월, 볼륨 277쪽
올해의 끝자락 추위인가 봅니다. 토, 일요일 눈이 제법 내렸어요. 내일 오후부턴 날이 풀려 봄을 재촉한다고 하니 움츠렸던 가슴을 펼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理科쪽 책을 의도적으로 읽고 있습니다. ‘양손잡이’가 되고 싶은 마음에서요. 오랜만에 채워진 도서관 신간 서가에서 조우한 책입니다.
이윤종 님은 23년 차 방송작가입니다. EBS <지식채널 e> 원고를 쓰고, <과학자의 서재>등 라디오 방송 코너를 기획, 구성한 분입니다. 국문과 출신으로 문과인 그녀는 학창 시절에는 ‘과포자’ 였답니다.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평생 만날 일 없을 거란 과학이었으나, 어느 순간 과학책을 하나둘 자신의 책장에 들이면서 과학애호가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1년여의 <과학자의 서재> 방송을 위해 만난 과학자들 중, ‘이 분 들의 서재는 어떤 책으로 채워져 있을까?’ 궁금함이 발동하여 8分을 직접 방문 심도 있게 나눈 대화 내용을 정리한 인터뷰集입니다.
書名은 이 분들에게 과학은 학문의 한줄기가 아닌 인생을 걸어볼 만한 일이자 사랑을 위한 도구라는 의미에서 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이 어찌 과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읽어보니 잘 정한 이름입니다.
“지질학자의 손에는 망치가 필수적으로 들려있다”는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우주선 교수(實名이 아닌 줄 알았습니다), 커피에 빠져 화학연구원에서 커피화학자로 변신한 이승훈 님, 빛을 연구하는 실험물리학자 고재현 님, 인공위성 원격탐사 전문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인 김현옥 님, 대한민국 1호 공룡박사로 고비사막 등으로 공룡뼈를 찾아 공룡사를 다시 쓰고 있는 고생물학자 이융남 님, 서울시립박문관장 유만선 님 등이 등장합니다.
이 중에서 인공위성 전문가로 활동하다 22代 국회의원이 된 황정아 님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꿈꾸는 사람이 없으면 일은 진행되지 않는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합니다. 연구원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연구가 잘 진행이 되지 않는 것보다, ‘연구비를 확보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연구비 확보가 너무 어렵다 보니 잠시 학자의 길을 떠나 정치인으로 변신한 그녀를 응원합니다.
과학고를 나와 동아대에 재직 중인 과학기술학자 임소연 님도 특별한 느낌인데요. ‘과학기술학’이란 과학기술을 인문학이나 사회학의 관점으로 조망하는 학문, 좀 더 쉽게 풀어보면 과학기술과 사회, 과학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이런 분야가 있음을 책을 읽고서야 알게 되었는데요. 백인남성 주류인 과학계에서 여성과학도로, 엄마로, 주부로 1인 다역을 성실히 수행하는 교수님께 응원의 박수를 보내 드립니다.
책은 지난달에 나왔지만 실제 이 분들과의 인터뷰는 2년 전쯤 이루어진 모양입니다. 녹취록을 듣고 정리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 책입니다. 인터뷰를 ‘짧은 연애(만나고, 사랑하고, 마무리해 헤어지는)’에 비유하는 대목에서, 이분들과 빨리 헤어지기 싫어 정리를 늦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더불어 작가의 진심이 문장 사이사이에 빼곡히 담긴 것도 하나의 이유라 생각되고요.
각자의 분야에서 치열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접할 수 있습니다. 8명의 스토리를 접할 수 있으니 ‘일타쌍피’가 아닌 ‘일타팔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각 인터뷰 뒤에는 두 권씩의 추천 도서가 소개되어 있는데, 이 부분 읽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진짜 여행은 여행이 끝난 후에 나를 성장시킨다.”
올해 15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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