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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독후기록 41] 나의 인생

프란치스코 교황 최초 자서전

by 서민호

[나의 인생]

프란시스코 교황 최초 공식 자서전

파파 프란치스코, 파비오 마르케세 라고나 共著, 염철호 번역, 윌북, 2025년 4월, 볼륨 291쪽.



지난 4월 21일 선종하신 프란시스코 교황의 자서전입니다. 266대 교황이자 최초의 남반구, 남아메리카 출신 교황입니다. 최초의 예수회 출신 교황. 빈자의 성인인 프란치스코 이름을 선택하신 분입니다.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출생.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늦은 나이인 1969년 사제 서품, 2004년 추기경이 되었고, 2013년 3월에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생전 퇴위함으로써 후임 교황자리에 올라, 전 세계인으로부터 존경받는 종교지도자로 살아오신 분입니다.

늘 인자한 미소, 낮은 곳을 향하는 그분의 모습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말이 옆으로 좀 샐 듯합니다만 제게 교황이라는 단어는 요한 바오로 2세를 떠올리게 합니다. 폴란드 출신으로 1978년 교황에 올라 2005년까지 약 26년 5개월을 재위하신 분으로 20세기 마지막이자, 21세기 첫 교황이신데요. 제가 고등학교 재학시절인 1984년 방한하여 여의도광장에서 조선시대 순교하신 103위에 대한 시성식을 집전하고(베드로대성당이 아닌 곳에서 시성함은 바빌론유수 시절을 제외하곤 최초), 80년 518 민주항쟁의 香내가 아직 사라지지 않은 광주를 방문, 당시 항쟁의 중심현장이었던 금남로와 전남도청을 빙돌아, 무등경기장(현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미사를 집전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리고 가장 낮은 곳인 소록도를 찾아 한센병 환자들을 위로하셨죠(지금은 연륙교가 설치되어 있습니다만 당시엔 배로 드나들어야 했던 곳입니다).


"사는 법을 배우려면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말씀하십니다.


살아온 시대順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요. 제2차 세계대전(1939)부터, 유대인 학살, 일본에 떨어진 원자폭탄, 냉전의 시대와 매카시즘, 달 착륙, 자신이 살고 있던 아르헨티나에서 벌어진 비델라 쿠데타, 40대 후반 나이에 독일유학 시절 경험한 멕시코 월드컵(1986)에서의 마라도나의 '신의 손' 사건을 거쳐, 베를린 장벽의 붕괴, 유럽연합의 탄생, 2001년 쌍둥이 무역센터에 가해진 9.11 테러,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리먼 브라더스 파산이 가져온 글로벌 금융 위기, 베네딕토 前교황의 사임(2013), 코로나 팬데믹을 거쳐, '아직 써 내려가야 할 이야기' 총 14章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너무 만연체지요?)


"삶이라는 것은 혼자서는 갈 수 없는 길"이며, "사랑 만이 惡으로 야기된 공허한 공간들을 채울 수 있다" 말씀하십니다. 2013년 베네딕토 16세의 생전 퇴위로 소집된 콘클라베에 앞서, 교회가 어떤 모습을 지녀야 하는지, 다음 교황은 어떤 모습을 지녀야 하는지에 대해 준비해 온 3분짜리 연설문이 본인의 운명을 바꿨다고 합니다.


고령과 건강악화로 인생을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 가까워 짐을 느끼신 까닭인지, 공식 자서전인 이 책이 유럽기준으론 2024년에. 우리나라에선 선종하신 바로 그 달인 올해 4월 출간되었는데요. 마지막 14장에서 이 책을 펴낸 이유가 담긴 문장을 옮겨 봅니다.


"우리네 인생은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것이다. 살아온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추억을 만들어 줄 뿐 아니라, 듣는 이들에게 자연히 소중한 것을 전하게 된다."


읽는 내내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안해집니다.

교황께서도 여러 고뇌가 있는 한 명의 인간임도 알게 되고요.


"사랑은 언제나 승리한다!"(사는 법을 배우려면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 모두 사랑합시다.


올해 41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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