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독후기록 33] 최소한의 윤리

도서평론가 이권우의 맹자 읽기

by 서민호

[최소한의 윤리]

副題 : 인간의 도리를 지키려는 우리의 선한 본성에 대하여

이권우, 어크로스 2025년 9월, 볼륨 250쪽.



이권우 님의 맹자 해설서입니다. 이권우 님은 도서평론가이자 작가, 글쓰기 교실 선생입니다. 도서관에 대한 대담集인 [그래서 우리는 도서관에 간다(2025)]의 공저자이자, [책 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의 저자입니다. 2022년쯤 베스트셀러가 된 [안녕하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쓴 황보름 작가는 이권우 님의 글쓰기교실(두 달 과정)을 세 번이나 수강했다 고백합니다. 세 번 수강을 마칠 때쯤 이권우 님이 다가와 더 이상 가르칠 게 없고, 부담스러우니 이제 그만 수강했으면 좋겠다(하산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네요.


책은 동양 고전 중 하나인 [맹자]의 핵심주제를 우리 시대에 맞게 풀어놓았습니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로 두려움(愳)을 이야기합니다. 기후 위기, 新자유주의에 의한 세계적인 불평등,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 그리고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위기로 정리합니다. 우리 앞에 놓인 위기 국면을, 공동체를 구성하고 유지하는데 최소한의 가치를 공유해야 마땅하며, 이러한 최소한의 윤리는 공멸의 위기를 넘어 더불어 사는 세상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말합니다.

여기에 하나 더, 경희대 선배인 배병삼 교수(영산대)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오는데요. 1959년생으로 정치학 박사인 그가 쓴 논어와 맹자에 대한 탁월한 해설의 놀라운 성과에 대해,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 것에 대한 반발심(?)과 그에 대한 존경심의 발로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음도 알 수 있습니다.


책 좀 읽었다는 사람이라면 동양고전을 안 읽어본 사람은 없을 겁니다. 수많은 해설서들이 나와있는데요. 이 책은 맹자 해설의 집대성 판이라는 느낌입니다.


맹자는 戰國시대 사람입니다. 살육의 시대에 그는 仁義를 주장하고 다닙니다, 민초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르침이 아닌, 위정자들을 대상으로 설파합니다. 그의 핵심 주장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인간의 본성이 착하다는 성선설, 둘째가 성선설을 확충하여 왕도를 펼쳐야 한다는 왕도론, 마지막이 왕도를 실천하지 않는 군주는 쫓아내야 한다는 역성혁명으로 정리됩니다. 마지막 주장으로 인해 역대 중국을 지배한 왕들에게 미움도 많이 받았습니다.


맹자의 첫 이야기는 양혜왕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중국 고전은 두괄식입니다. 논어가 學과 習을, 도덕경은 道를, 장자가 和를 맨 처음에 세운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맹자는 공자가 주장한 仁에서 한 발 더 나아가 義를 추가합니다. ‘사랑과 의로움’이 맹자 사상의 핵심입니다. 양혜왕 과의 대화에서의 핵심은 통치자가 되어 이익 만을 추구하면 한낱 도적놈이다입니다.


인간이 짐승과 다를 수 있는 네 가지 실마리가 四端입니다. 仁義禮智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마음이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입니다.


王道란 德으로 인을 실행하는 정치입니다. 이에 반해 覇道는 힘으로 인을 흉내 내는 것입니다. 중요한 부분은 爲民이 아닌 與民이라는 점입니다. 위민은 백성을 위한다는 의미로 수직적 관계입니다. 여민은 백성과 함께 한다는 수평적 관계를 전제로 합니다. 그래서 청와대에 있는 건물 이름이 여민관인 모양입니다.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로 五倫이 있습니다. 부자유친, 군신유의, 부부유별, 장유유서, 붕우유신입니다. 이중 부자유친만 천륜의 관계입니다. 父, 君, 夫, 長, 朋의 자리에 놓인 사람이 솔선수범해야 하는 윤리적 책무가 주어진다는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신정근 님은 우리 시대에 맞는 오륜을 아래와 같이 제시합니다. 1) 人人有親 : 개인과 개인이 서로 다가가는 사이. 2) 勞使有義 : 노동자와 사용자 사시에서 지켜야 할 도리. 3) 消生有敬 : 생산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을, 소비자는 환경과 인권을 고려하는 윤리적 소비를. 4) 民官有惠 : 민간과 정부는 공동선을 위한 기획자이자 상호 견제함. 5) 國國有信 : 국가는 세계평화를 위해 국가 간의 신뢰를 높인다. 오늘날에 맞춰 잘 각색했죠? 이에 저자는 가정에는 사랑(仁), 직장에는 합리(理), 국가는 의로움(義), 세계는 평화(和), 지구와 자연 차원에서는 공생(共)을 오륜으로 재정의 합니다.


이외에도 맹자는 사회주의자가 아닌 시장 옹호주의자라는 이야기, 세상을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케인스주의, 하이예크가 주장한 新자유주의, 사회주의), 세계 혁명史에서 이론 투쟁으로 선편을 잡고 난 후 권력투쟁에 성공한 사례들, 공자가 제자를 가르치기 위한 다섯 가지 방법 등 읽고 생각할 거리들이 차고 넘칩니다만, 이 부분은 직접 읽어보시라고 생략합니다.


책을 읽는 방법으로 以意逆志를 맹자는 강조하는데요. 지은이가 말한 바를 치밀하게 이해하려는 분석적 독서가 이의역지입니다. 우리가 읽어야 할 독서의 경지입니다. 배병삼 교수의 책과 더불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강추드립니다.


올해 33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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