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다듬고 타자와 공명하는 어른의 글쓰기. 김진해
[쓰는 몸으로 살기]
副題 : 나를 다듬고 타자와 공명하는 어른의 글쓰기
김진해, 한겨레엔, 2025년 9월, 볼륨 318쪽.
김진해 님은 언어학자이자 작가, 경희대 교수입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습니다. ‘쓰는 몸’, 머리가 아닌 몸으로 쓰는 글쓰기는 어떤 것일까? 하는 궁금함에 집어 든 책입니다.
글쓰기에 관한 책입니다. 이전에도 글쓰기와 관련된 책을 이십 여권은 읽었습니다. 늘 그러잖아요. 내용이 비슷비슷하다는 거. 2021년 11월부터 <한겨레 21>에 ‘무적의 글쓰기’란 제목으로 매달 연재한 칼럼을 바탕으로 내놓은 책입니다. 이 책은 느낌이 참 많이 다르더군요. 뭔가 색다르다고 할까요?
총 4부 구성입니다. 1部 ‘당신에게는 어떤 문장이 있나요?’는 좋은 글쓰기란 어떤 글인가? 에 대한 이야기와 주제와 글감을 잡는 다양한 접근법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글의 주인이 보고 싶은 글을 쓰려면, 상대방의 기운을 느끼면서 쓴다(21쪽)”는 문장이 쑥 다가왔습니다. 글쓰기가 상대를 제압하는 게 아니라 상대와 공존하고 싶다는 메시지라는 말에 동감하게 됩니다. 글의 주인은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그 글을 읽는 독자가 주인입니다.
“글을 망치는 지름길은 예측 가능한 글을 쓰는 것이다(37쪽)”는 문장에도 밑줄 쫙. 어떻게 하면 독자의 허를 찌르지? 反轉. 글쓰기의 핵심입니다. 더불어 “글 한 편에는 작가가 이 세상에 내놓을 단 하나의 새로운 생각이 있어야 한다(44쪽)”는 문장도 필사해 봅니다.
2部 “좋은 글은 어떻게 구성되는가?”는 글을 구성하고 단어를 조합해 나만의 문장을 뽑아내는 법입니다. 文體가 중요한데요. 글이 곧 그 사람입니다.
퇴고(고치기)의 절반은 지우기(삭제하기)입니다. 아무리 독특하고 멋진 문장이라도 상황에 따라서는 과감히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글쓰기와 무관해 보이는 문장, “꽃은 사랑해도 지고, 잡초는 싫어해도 핀다”는 삶의 지혜도 얻어 갑니다.
3部 “말해지지 않는 것을 써볼까요”는 내가 본 장면과 나의 감각까지 독자에게 생생하게 잘 전달하기 위해 연마해야 하는 것들입니다. “장면을 상상하게 하는 글을 쓰라(188쪽).” 읽으면서 독자가 그 장면을 상상하게 만드는 글이 좋은 글입니다. 여기서도 “’ 절제’는 넘치지 않게 조절하는 거다. 넘치는 것은 ‘과잉’이라고 한다.”는 삶의 지혜 한 줄을 또 덤으로 얻습니다.
4部는 “쓰는 듯 살고, 사는 듯 읽으세요”입니다. “읽기의 목적은 즐거움이고, 쓰기의 목적은 간절함”이랍니다. 읽기와 쓰기는 언어 교육의 기본이지만, 읽기와 쓰기는 엄밀히 다른 분야임을 알게 됩니다.
나이 값을 하기 위해서는 애를 써야 하듯, 글쓰기도 애를 써야 합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많이 써봐야 하는 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그냥 일을 하고 있다고 해서 시간이 지나 자동으로 일이 늘어 잘하게 되지는 않는 것처럼, 글쓰기도 자기만의 글쓰기 수련법을 통해 애써야만 잘 쓰게 되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이 책은 그런 수련을 하는데 제대로 된 만남(선생)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글은 머리로 쓰는 것도, 엉덩이로 쓰는 것도 아닙니다. 몸으로 쓰는 것입니다.
올해 32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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