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한 번이라도, 모든 걸 걸어본 적이 있는가.

40대 아줌마의 회상

by 녹차라떼

29살에 첫 직장을 그만두고

공무원이 되기 위해 공부를 했다.

금방 될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


그러던 중 결혼하고 출산하며 공부를 지속하지 못했고

아이가 어린이집에 갈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

공부를 다시 시작해서 결국 합격했다.


결혼 전 공부와 결혼 후(그리고 육아 중) 공부는 완전히 달랐다.

집안일+육아+공부를 같이 병행한다는 건

다시 하라 그러면 못할 듯하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이가 일어나는 8시까지 아침 공부를 하고

아이 등원 후 9시부터 하원하는 3시까지 그날의 공부를 끝마쳐야 했다.


결혼 전 공부와는 달랐다.

제한된 시간 내에 정해진 분량을 공부해야 되는 상황이 되니

내 안에 숨겨져 있던 힘이 나왔다.

1분 1초도 허투루 쓸 수 없었다.

점심도 빵이나 삼각김밥으로 공부하며 해치웠다.

살면서 이렇게 절박했던 적이 있었을까.


주말이나 공휴일은 당연히 공부를 못했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야 했고 결혼과 동시에 가족행사도 많아졌다.

응원받으며 준비할 수 있는 수험생활이 아니었기에

오로지 혼자만의 싸움이었고 외로웠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남편은 안쓰러웠는지 빠른 포기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2016년도에 공부를 했으니 당시 공무원 경쟁률 모든 걸 걸어도 힘든 수준이었으니까.

그럴수록 나는 더욱 간절하게 매달렸다.


살면서 그렇게 간절하게 뭔가를 원했던 적이 있었나.

살면서 그렇게 모든 걸 걸어본 적이 있었나.

공무원생활을 시작하고 8년 차인 지금 그 시절 치열함 속에 살았던 내가 그립니다.

바쁜 업무와 살림살이에 치이며 겨우겨우 하루를 버티는 지금의 나에게

그 시절의 나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여 매달릴 때 인간은

빛이 나는 것 같다.


온갖 어려움과 안될 거라는 주변의 의심 어린 눈빛을 이겨내고

결국 그곳에 다 달았을 때 느껴지는 희열과 성취감은 어쩌면

사람이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한다.


살면서 한 번이라도, 모든 걸 걸어본 적이 있는가.

그때의 내 경험은 이후 내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리고 지금도, 오늘도, 그렇게 모든 걸 걸어보고 싶은 무언가를 찾고 있다.

사람은 밥만으로는 살 수 없는 보다 복잡한 존재인 듯하다.

일상에서 매너리즘에 빠질 때, 모든 것이 익숙하여 무료함을 느낄 때

결승점을 향해 전력질주 할 수 있는 뭔가 반짝거리고 아름다운 나만의 목표가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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