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는 물건들이 눈에 밟혀 꾸역꾸역 빈 상자에 담아 침대 밑에 넣어두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났다.
저번에도 그렇게 치워둔 상자가 말이다.
1년을 손대지 않은 물건들을 빈 상자에 담아 침대 아래에 처박아두고는 그렇게 1년을 보냈다.
버리지 못한 것들이 그렇게 먼지만 잔뜩 머금은 채 침대 아래 있다.
그 상자들을 어찌하고 싶은 걸까
버릴까 싶다가도 형용할 수 없는 마음이 다시 상자를 침대 밑에 넣어두게 만들었다.
미련이다.
버리지 못하는 이 마음이 미련이다.
혹시나, 언젠가, 불현듯 생각이 날까 봐
혹은 필요로 할까 봐 하는 마음에 나는 다시 침대 밑에
처박은 거다.
나는 오늘도 미련들을 깔고 누워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