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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 Aug 05. 2022

내 맘대로 하는 영화 리뷰 <악마를 보았다>



세상에는 정말 범죄 영화가 많다. 영화는 범죄를 가볍게 다루고 있다. 범죄는 전혀 가벼운 것이 아님에도 우리는 범죄 영화를 보면서 웃음을 지을 수 있고, 아무런 생각을 가지지 않을 수 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이 범죄가 무서웠다."라는 이야기보다는 주인공이 권선징악을 해버린 내용을 칭찬하고는 한다. 


영화는 그렇다. 범죄가 흉악해도, 흉악하지 않아도 권선징악으로 끝이 나는 것이다. 결국에는 악이 지고 선이 이기는 흔한 영화. 우리는 그런 영화들을 좋아한다. 하지만 현실은? 과연 악이 지고 선이 이길 수 있을까. 선이 이긴다는 것은 워낙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주위를 둘러보기만 하면 악이 이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영화를 보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는 그 일이 해결이 되니까. 하지만 그런 권선징악이 없다면? 영화에서 현실과 똑같이 잔혹한 모습을 그린다면 어떻게 될까?


오늘 알아볼 영화는 <악마를 보았다>이다.


영화를 볼 때 주목해서 봐야 할 것은 바로 이 영화 속 악마는 누구인가이다. 악마는 악한 존재이다. 이 영화 속 악한 존재는 너무나도 많다. 그려지는 악한 존재는 우리 근처에 있을 수도 있고, 우리가 될 수도 있다. 악마는 사람들 마음속 그 모든 곳에 있기 때문에 영화 속 그려지는 대부분의 인물은 악마이기도 하고 선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말하고 싶은 악마는 과연 누구인 것일까.




<줄거리>


복수의 두 얼굴, 광기의 대결이 시작된다
국정원 경호요원 ‘수현(이병헌)’은 약혼녀 주연이 잔인하게 살해당하자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분노로 가장 고통스러운 복수를 다짐한다.
수현은 연쇄살인마 ‘장경철(최민식)’이 범인임을 알아내고 죽을 만큼의 고통만 가하고
놓아주기를 반복하며 처절한 응징을 시작한다. 그러나, 악마보다 더 악랄한 살인마 장경철은
난생처음 만난 대등한 적수의 출현을 즐기며 반격에 나서기 시작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연쇄살인마 장경철에게 약혼녀를 잃은 수현이 복수를 한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장경철은 이유도 목적도 없이 혼자 있는 여성을 향해 범죄를 저지른다. 그렇게 수많은 여성들이 피해를 당했고 그런 여성 중에는 수현의 약혼녀인 주연도 있었다. 수현은 복수심에 불타 주연에게 약속을 한다. 똑같이 만들어주겠다고. 복수를 다짐하는 수현은 결국 장경철을 만나게 된다. 장경철과 수현. 서로의 만남은 그 한순간에서 끝나지 않는다. 장경철을 압도한 수현은 장경철을 죽이지 않고 놓아준다. 고통을 똑같이 겪게 해 준다는 마음을 가졌지만, 장경철은 과연 어떻게 될까.


이런 이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악마와 인간. 이 영화의 승자는 아무도 없었다.




<장점>


연기력. 미친 연기력의 이병헌과 최민식


이병헌 배우와 최민식 배우. 이들이 연기하는 캐릭터는 둘 다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된다.


영화 내에서 김수현을 연기한 것은 이병헌 배우, 정경철은 연기한 것은 최민식 배우이다. 두 배우의 연기력은 무척이나 무섭다. 정경철은 첫 장면부터 강인하다. 아니 등장하는 모든 장면이 강렬하다. 실제로 사이코패스를 보는 듯한 최민식 배우의 연기력에서는 관객들은 장경철이 등장할 때마다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영화를 보면서 실제로 두렵다고 느끼고 관객들은 전혀 알 수 없는 다른 형태의 생물을 보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김수현을 연기한 이병헌 배우의 연기도 이에 뒤처지지 않는다. 전형적인 인간의 상으로 보이는 김수현은 약혼녀의 죽음을 듣고 충격을 받는다. 그때 보여주는 연기는 장경철처럼 강렬하지는 않지만 보는 관객들에게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알게 해주는 연기였다. 캐릭터의 완전히 몰입이 된 이병헌 배우와 최민식 배우의 연기는 영화를 보면서 계속 감탄을 내뱉어야 했다.




연출. 새빨갛다. 영화의 모든 것이.


점점 강해지는 장경철의 독기. 그의 최종 도착점은 어디가 될까.


영화의 연출은 스크린을 계속해서 새빨갛게 물들이고 있다. 피가 영화 내에서 많이 튀기는 것도 그렇지만 캐릭터들이 스크린으로 나올 때마다 보여주는 연출에 관객들의 눈을 새빨갛게 물들이게 된다. 연출은 캐릭터에게 힘을 불어넣고 있다. 예를 들어 장경철과 김수현의 첫 대면에서는 둘의 압도적인 실력 차이를 보여주는 듯한 김수현의 멋진 액션신이 나온다. 그러나 후에 가서는 장경철의 독기가 점점 강해진다. 그걸 연출을 통해서 보여준다. 관객들이 알 기 힘든 캐릭터의 성장이나 이들의 감정 변화를 연출에서는 다 잡아서 보여주고 있는다.




주제의식. 악마는 누군가            


악마를 쓰러트린 사람은 악마가 되는 것인가. 아니면 악마를 쓰러트리기 위해서 악마가 되었던 것인가


                                                영화 내에서 맨 처음 드러나는 악마는 장경철이었다. 잔인하고 무자비하다. 공감은 하지 않고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만 행동하는 사이코 패스. 하지만 그 사이코 패스 다음 나온 악마는 누구였나? 바로 기자들이었다. 기자들은 정보를 위해 시체가 있는 현장으로 와서 시신을 해 집고 다닌다. 그것은 마치 악마와도 같다. 피해자의 유가족이 눈앞에 있음에도 그들은 악마처럼 정보를 퍼 나르기 바빴다. 


그리고 영화가 진행될수록 여러 악마들이 나온다. 중학생을 강간하고 살해한 박한기. 택시 승객을 살해하려던 2인조 택시 강도단. 수현이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그만두라고 말하는 주연의 아버지. 경철의 친구인 인육을 먹는 태주까지. 다양한 악마가 영화에서 등장을 한다. 그러나 그런 다양한 악마들을 지나 이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악마는 총 2명이라 볼 수 있다. 바로 연쇄살인마 장경철과 그런 연쇄살인마에게 약혼녀를 잃은 국정원 요원 수현이다. 


맨 처음 그려지는 두 사람은 서로의 안티라 볼 수 있다. 극과 극에서 서로 대립하는 두 인물은 영화가 진행될수록 서로를 향한 거리가 점점 가까워져 간다. 그리고 자주 부딪힐수록 수현의 색은 장경철의 색에 덮어씌워 지게 된다. 점점 수현이 장경철을 닮아가는 것이다. 영화가 끝이 나고 최종적으로 누가 서있든 간에 그곳에 있는 것은 악마임을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단점>


 잔인하다. 그리고 무섭다.



                                                영화는 한국 영화 중 최고라 할 정도로 잔인하다. 사람을 토막 썰고 인육을 먹고 아킬레스건을 자르고, 팔을 꺾고 미성년자를 강간하고 여성을 추행하고 사람을 폭행하고 잘린 머리가 나오는 등 잔인함의 극한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가 잔인한 것은 캐릭터가 잔인하기 때문이다. 연쇄살인마 장경철. 사이코패스 장경철. 다양한 수식어로 부를 수 있는 장경철의 공통된 모습은 바로 무자비하다는 것이다. 자비가 없기 때문에 그는 멈추지 않았다. 김수현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볼때기분이 더럽다. 현실적이기 때문.    


학원버스를 타고 맞이하는 사람이 사람을 죽인 범인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기분이 더럽다는 것을. 단순히 더러운 것이 아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여운은 남지만 명작을 봤다는 기분은 들지 않을 것이다. 왜 그런 것인가. 그 이유는 처음에도 말했듯이 이 영화가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장경철은 평범한 아저씨처럼 보이다가, 어느 순간 돌변해 버린다. 관객들은 그런 광경을 보고서 기분이 안 좋을 것이다. 왜냐면 주위에 평범하게 살고 있는 어떤 사람이 장경철처럼 마음속에 본심을 숨기고 있다고 생각되기에. 마음속에서 불안함이 싹트기 때문이다. 


불안함이 만들어지는 영화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는 권선징악이 올바른 형태를 이루고 있지 않았다. 악은 끝내 악이었고, 선은 없어져버렸다. 마지막에는 누가 악이고 누가 선인지 관객들은 구분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영화에서는 기존 권선징악의 승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불완전한 승리로 인해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기분이 더러워진 것이다.




누구를 중심으로 영화를 봐야 하는가. 공감의 부재


김수현은 영화의 주인공이었을까.


영화를 보면 보통 누군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관객들은 그런 주인공에게 집중을 하며 사건이 진행될수록 점점 주인공에게 이입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다르다. 관객은 사건이 진행될수록 주인공에게 점점 공감을 하기 힘들어진다. 갈수록 주인공에게 공감할 요소가 사라진다. 맨 처음만 해도 주인공의 슬픔으로 인해 복수를 하려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그에게 동정과 공감을 동시에 하게 된다. 


하지만 주인공이 장경철과 만나게 된 뒤로 그는 점점 기존의 모습과 달라지게 된다. 점점 장경철에게 물들게 되는 것이다. 보는 관객들로서는 평범하게 생각할 수 없을 법한 복수의 화신이 되는 그의 모습은 사이다 같기도 하지만, 관객들은 결국 그에게 이입을 할 수는 없게 된다. 관객이 이입을 하지 못하고 그저 영화를 하나의 사건으로 보기 때문에 관객은 장경철과 김수현 두 사람을 다른 시선으로 보는 것이 점차 힘들게 된다.




<평가>


한 줄 평 : 승자가 없는 영화. 악마는 끝내 선자를 물들였다.


스토리 : 4/5

[기존의 범죄 영화의 스토리를 따라가지 않았다. 선이 이기고 악이 지는 그런 흔한 스토리가 아니었다. 이 영화의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 영화를 보고 계속해서 생각하게 만들었다.]


연출 : 3.5/5

[연출은 좋았다. 장경철과 김수현의 두 사람이 점점 비슷해진다는 것을 연출로서 잘 표현은 하였으나 너무나도 잔인했다.]


작품성 : 3.5/5

[잔인하다. 하지만 연출보다 영화의 스토리가 현실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잔인하다.]


총평 : 3.5/5

[호불호가 나뉠 듯한 영화. 살인범을 향한 사이다가 있어 좋아할 수도 있지만, 영화 내 보여주는 모든 장면이 잔인하고 선정적이라 싫어하게 될 수도 있다. 영화가 보여주는 의미를 심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재미를 가진 영화]


살인범을 향해 복수를 하려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보고 싶거나
압도적인 이병헌과 최민식의 연기를 보고 싶다면?
영화 <악마를 보았다>를 추천한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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