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밑 이노

13) 새로운 아침

by 동동


이노는 아주 길고, 아주 깊은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창문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아침 햇살이 더 이상 두렵지 않았습니다. 밤새 무슨 일이 있었는지 희미했지만, 이노의 손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 이어간 오늘이 있었습니다.


이노는 침대에서 내려와 망설임 없이 방문을 열고 아래층으로 내려갔습니다. 집 안은 여느 때처럼 고요했고, 엄마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때, 현관문에서 아주 작게 톡 톡 하고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노는 조심스럽게, 하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현관문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었습니다. 그곳에는 검은 고양이 야무가, 마치 오래전부터 그를 기다려온 것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야무는 더 이상 사람의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의 눈동자는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야무는 익숙하게 다가와 이노의 다리에 제 머리를 긁적이며 인사를 했습니다. 이노가 부드러운 등을 쓰다듬어주자, 야무는 기분 좋은 소리를 냈습니다. 이노는 자신의 주머니에 있던 방울을 꺼내, 야무의 목에 매달아 주었습니다.


“제대로 매. 목이 조이잖아.”


분명 야무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는데, 그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습니다.


“이노 너.”


일을 마치고 돌아온 엄마가, 문을 활짝 열고 햇살 아래 서 있는 이노와, 그의 발치에 있는 고양이를 보고 그대로 멈춰 섰습니다. 엄마의 얼굴에는 늘 있던 분노 대신,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한 것 같은 당혹감만이 서려 있었습니다.

이노는 더 이상 움츠러들거나 고개를 숙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히려 엄마를 향해, 집 안이 아닌 바깥세상을 향해, 한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그러고는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는 엄마의 눈을 마주하며, 아주 오랫동안 마음속에만 담아두었던, 하지만 단 한 번도 물어볼 용기가 없었던 질문을 꺼냈습니다.


“엄마. 제 생일은 언제예요?”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어떤 대답을 할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이노는 이제 자신의 시작을 찾았고, 자신의 오늘을 살아갈 테니까요. 새로운 아침의 태양이, 처음으로 세상에 발을 내디딘 작은 소년과, 그 곁을 지키는 검은 고양이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이노의 귀에 새로운 소리들이 들려왔습니다.

밤의 비밀스러운 속삭임과는 다른, 명랑하고 부산한 소리들이었습니다. 멀리서 학교 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힘차게 페달을 밟으며 신문을 돌리는 누군가의 자전거 소리, 그리고 창문을 활짝 열고 이불을 터는 기분 좋은 소리까지. 그것은 낮의 세계가 부르는 노래였습니다.


이노는 그 소리들을 향해, 아주 희미하게 미소 지었습니다.

keyword
이전 12화밤하늘 밑 이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