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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 Aug 23. 2022

내 맘대로 하는 영화 리뷰 <놉>

의미를 찾아가야 하는 영화


 외계 생명체와 다룬 영화는 많다. 비행 물체와 관련된 영화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장르의 특색을 찾기는 힘들다. 흔하고 익숙하다. 어떤 장면이 나올지 예상이 된다. 장르의 보편화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는 장르의 퇴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영화는 다르다. 외계 생명체와 관련된 영화이기도 하며 비행 물체와 관련된 영화이기도 하다. 그러나 영화가 가지고 있는 색이 다르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영화 내에 들어가 있고, 해석을 하는 재미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이유에 비해 영화는 모호하다. 뭔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모른다고 느낄 수도 있다. 다른 영화처럼 재미를 느끼기도 힘들 수 도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이전과는 다르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놉>이다.


놉. 이 놉이라는 말은 영화에서 딱 한 번 나온다. 그러나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한탄인지. 아니면 생물체를 향한 경고의 의미인지. 영화는 매력적이다. 내부의 의미가 있으며, 그 의미를 파헤쳐 가는 과정을 겪을 수 있다. 영화를 볼 때 주인공 OJ와 필립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비교하면서 보길 바란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사람의 이야기는 재미가 있다.               




<줄거리>     


그것은 우리 위에 있다.     
거대하고, 주목받길 원하고, 미쳤다.     
나쁜 기적이라는 것도 있을까?     


 OJ는 아버지와 같이 목장을 운영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상한 소리와 함께 하늘에서 떨어진 동전으로 인해 아버지가 죽게 된다. 그리고 혼자 일을 맡게 된 OJ. OJ는 목장을 위해 옆 테마파크의 주인인 필립에게 자신의 말을 팔아버리기까지 한다. 그리고 그런 OJ에게는 여동생 에메랄드가 있다. 에메랄드는 늘 성공하고 싶어 한다. 그런 열망이 있는 에메랄드와 앞으로의 삶이 막막한 OJ. 두 사람은 집에 있던 도중 기이한 형상을 목격한다. 마치 비행 물체와 같은 그것. 그것은 그들의 위에 있다. 위를 올라다 보는 그들. 그리고 그것은 말을 잡아먹는다. OJ와 에메랄드는 그것을 촬영하면 자신들의 성공이 열린다 생각을 한다. 촬영을 위해 그들은 준비하고 그때부터 상황은 이상하게 흘러간다.     

이런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OJ가 만나는 그것. 성공을 위해 필요하지만 그것의 정체는....




<장점>     


입체적인 캐릭터.               


입체적인 캐릭터 OJ


 영화는 여러 입체적인 캐릭터들이 나온다. OJ부터 시작해서, OJ의 동생 에메랄드, 엔젤, 필립까지. 총 4명의 인물을 중심 해서 영화를 관람하게 될 것이다. 해당 캐릭터들은 각자만의 성격이나 캐릭터성이 확실하게 드러나며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OJ는 아버지와 같이 말을 사육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어버린다. 그런 OJ에게 찾아오는 것은 외계 생명체. OJ는 그걸 기회로 삼는다. 에메랄드도 마찬가지이다. 그녀는 야망이 있었다. 그러나 직접 그 존재를 두 눈으로 마주한 이상 죽고 싶어 하지 않는다. 야망보다는 생존이 앞선 인물로 그려진다. 그러나 OJ는 다르다. OJ는 그걸 기회로 삼으려 한다. 결국 에메랄드도 그런 OJ의 태도에 넘어간다. 

 결국 두 인물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 생명을 이용하려 한다. 이는 어디서 많이 본 내용이다. OJ와 에메랄드 두 사람의 모습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 생명을 이용하려는 모습. "고디가 왔다."라는 프로그램과 동일하다. 비극이 일어났던 그 프로그램의 트라우마에서 살고 있던 필립. 영화 내에서 또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이다. 스크린을 통해 보이는 다양한 캐릭터는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으나,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사연은 결국 알 수 없는 구름 속 무언가로 인해 강조되고 있다. 캐릭터들은 각기 다른 태도로 그 무언가를 맞이하며, 영화를 볼 때 관객들은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모습에 반해 영화를 집중해서 볼 것이다.          




좋은 연출들               



생각보다 좋은 장면들의 연출로 인해 계속되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의 연출들은 역시나 훌륭하다. 외계인이 등장을 하거나, 말을 달리는 장면에서 또는 공포감을 조성하려는 장면에서 사운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가끔은 사운드를 완전히 없애 공포감을 조성하기도 하지만, 귀가 아플 정도로 사운드를 높여 관객들에게 상황과 장면에 대한 충격을 더욱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여태껏 영화가 그랬듯 이번 영화에서도 감독은 장면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 어떤 장면을 보여줘야 관객들에게 인상 깊게 다가올지 똑똑하게 알고 있는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스크린을 통해서 보이는 장면들의 대부분이 연출이 훌륭하게 작용되어 있다. 심지어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피에 뒤덮인 집의 모습이나 차 안에서 두려움에 떠는 OJ의 모습 등 다양한 장면들이 계속해서 떠오를 것이다. 이런 생각의 이유는 역시나 연출의 힘이라 볼 수 있었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모호함               


해석의 여지를 통해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

 영화는 해석의 여지를 남겨둔 영화이다. 하나의 이야기로 끝이 나는 영화처럼 보이지만 그 하나의 이야기는 여러 이야기가 층층이 쌓여있는 것처럼 보인다. 영화를 보면서 사람에 따라 해석의 여지를 남겨둔 장면이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런 영화의 모호함은 관객들에게 해석하는 즐거움, 생각하는 즐거움을 선사해 주고 있다. 스스로 그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영화를 보는 시선을 늘릴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어 고드가 왔다.라는 쇼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헬륨 풍선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영화에서는 비행 물체에 대한 설정을 뚜렷하게 적용해 두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영화하고는 확연한 차이가 온다. 미지의 알 수 없는 무언가로부터 도망간다는 내용이 아니다. 확실한 그것으로부터 도망친다는 설정은 영화에게 색다른 매력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영화에서는 맨 처음 영화의 시작에 대해서 헌사를 하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OJ은 처음부터 얘기한다. 말을 달리는 흑인이 영화의 시초가 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OJ도 수동식 카메라로 말이 달리는 게 찍힌다. 이런 장면은 그때의 과거에 대한 헌사라고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영화에서 집중해서 봐야 할 것은 OJ와 필립이다. 두 대상을 비슷하게 볼 수도 다르게 볼 수도 있다. 이득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과, 생존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 이해관계가 아닌 지배의 특성으로 생물을 바라보는 사람과, 이해를 하려고 시도는 했던 사람. 다양한 의미로 해석이 가능한 영화는 다른 영화들보다 심층적으로 파고들 가치가 있다.               




<단점>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마지막 작전과 결말. 명확했기 때문에?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화에서는 마지막 촬영에서 감독이 등장한다. 그리고 감독은 촬영을 하고 나서 말을 한다. 불가능을 가능케 하겠다고. 그리고 혼자서 행동을 한다. 그런 마지막 행동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는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촬영을 하지 못해서 그런 멋진 말을 내뱉었다고 하기에는 감독의 말은 항상 의미심장했다. 다른 사람들의 우위에 있고 싶다는 생각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듯 현실을 비웃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 감독의 행동이 생각보다 영화 내에서 주고자 하고 싶은 의미를 꽉 잡고 있는 듯하지만, 명확하게 그 의미를 탐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처럼 영화에서는 해석의 과정을 요구하기 때문에 영화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명확하지 않다. 불확실한 영화가 감독 작품의 특징이긴 하지만, 이번 작품은 그냥 해피엔딩으로 끝났기에 더욱 애매하다. 찜찜한 결말에서는 그래서 무슨 의미를 말하려고 했는지 찾아보려 하지만, 결말이 확실하기 때문에 관객들은 찾아내는 과정을 하지 않는다. 확실한 결말에서 과정은 오히려 잘 드러나지 않는다. 과정을 다시 파헤치기 위해 영화를 탐색하는 과정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뚜렷한 결말은 그걸 막아 세우고 있다.      


         



<평가>     


한 줄 평 : 복잡하지만 매력적인 영화. 영화의 해석을 가지는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영화         

 

스토리 : 3/5     

[쉽게 받아들이면 허무할 수 있는 스토리. 그러나 심층적으로 파고들 부분이 있다. 영화의 스토리에서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지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생각을 하게 만드는 스토리이다. ]          


연출 : 5/5     

[영화는 기존의 외계인과 관련한 이미지를 확실하게 부숴버린다. 그리고 그런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었는데 가장 큰 역할을 준 게 연출이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연출의 힘은 대단하다. 그것의 정체를 인지한 뒤 나오는 각 영화의 신들은 모두 무섭기도 하고, 긴장이 되기도 한다. 영화는 소리의 힘을 강조하면서 관객들에게 그 장면을 인지시키고 있다.]          


작품성 : 3/5     

[영화가 감추고 있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고민을 하게 하는 영화지만, 그 내용은 사람마다 다를 것]    

      

총평 : 3.5/5     

[생각보다 볼만했던 영화. 그러나 호불호가 나뉠 영화.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도 재밌었으며, 영화가 보여주는 대부분의 장면이 긴장의 연속이었다. 후반부로 향할수록 그 재미는 배로 쌓이며,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계속 그 자리에 앉히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만약 오늘 외계인과 관련하여, 색다른 영화를 보고 싶거나     
조던 필 감독이 보여주는 의미심장한 영화들을 좋아한다면     
영화 <놉>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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