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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 Aug 31. 2022

내 맘대로 하는 영화 리뷰 <러빙 어덜츠>

사랑이 공포로 변하기까지

사랑이라는 감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식어간다. 아주 차갑고 싸늘하게. 그 사랑의 두근거림은 점차 사라지고, 어느새  남겨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뎌지는 사랑 속에서 관계는 이어진. 그런 관계를 무너트리는 것은 무엇일까. 외부의 충격, 새로운 사랑, 다양한 것들에 의해 아주 손쉽게 무너지려 한다. 그러나 그 관계는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사랑이라는 것은. 결혼이라는 것은. 서로가 희생을 함으로써 벌어지는 일종의 계약이니까.


오늘 소개할 영화는 <러빙 어덜츠>이다.


사랑하는 어른들. 이 영화에서 보이는 사랑은 낯설다. 기존에 알고 있는 두근거리는 사랑이 아니다. 이제 끝맺음을 맺을, 이 사랑의 익숙해져 버린 사랑을 하고 있는 어른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영화들과는 다르다. 이 영화를 관람할 때 이미 끝나버린 사랑 속에서 어른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를 집중해서 보면 더욱 재밌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줄거리>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아내. 
사랑이 처절한 증오로 바뀐 순간, 부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다.


레오노라는 아들 요한과 남편 크리스티안과 같이 살고 있다. 남편 크리스티안은 성공한 사업가로서 꽤나 괜찮은 부부생활을 즐기고 있는 두 사람. 그러나 레오노라는 크리스티안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다. 다른 여성과의 사랑을 나누는 크리스티안도 이런 생활의 한계를 느껴, 레오노라와 이별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그런 크리스티안과 다르게 레오노라는 크리스티안과 이별을 할 생각이 없다. 아들 요한을 위해 지금까지 했던 자신의 희생. 그리고 아무렇지 않아 하는 크리스티안의 모습에 분노를 느끼는 레오노라. 레오노라는 남편 크리스티안이 예전 요한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저질렀던 불법적인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을 한다. 궁지에 몰리는 남편 크리스티안. 그는 결국 자신의 아내인 레오노라를 죽이기로 결심하는데...

이런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사랑이 증오로 바뀌는 순간, 화목해 보였던 가정은 깨져버린다.




<장점>



             사건을 두 방향에서. 액자식 구성           


사랑은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영화에서는 하나의 사건을 두 가지 방향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사건의 당사자인 크리스티안과 레오노라의 입장에서. 그리고 그 사건의 이야기를 듣는 여성과 형사의 입장에서. 총 2가지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으며, 이런 방식을 채용함으로써 사건의 부족한 부분을 듣는 것이 가능하며, 관객들은 제삼자의 입장에서 영화를 바라보는 것이 가능하다. 크리스티안과 레오노라가 저지른 사건에 몰입을 하되, 관객들은 형사가 얘기해 주는 이야기를 듣는 딸처럼. 그 이야기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사건을 관람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거리감을 통해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점점 사건에 대해 큰 집중을 하게 만드니,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힘이 아닐까 싶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식어 공포로           


식어버린 사랑이 보여주는 두려움


 크리스티안과 레오노라의 사랑은 이미 끝을 맺는 단계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식었으며, 사랑이 식은 크리스티안은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섰고, 레오노라는 남아있는 사랑에 집착하기보다는 아들에 대한 생각으로 삶을 이어나간다. 같은 사랑을 받아들이는 두 사람의 태도로 인해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사랑은 순식간에 바뀐다. 새로운 사랑을 위해 순탄한 이별을 맞이하고 싶어 하는 크리스티안과 다르게, 레오노라는 이별을 한 뒤 아들에 대한 생각과 지금까지 자신이 했던 희생들 그 모든 것에 대해서 크리스티안이 원망스러워진다. 그리고 둘의 사랑은 결국 공포로 바뀌게 된다. 증오가 섞이게 되는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키며, 무슨 짓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불길한 분위기가 영화 내내 흐른다.




             소름 끼치는 반전. 후반부의 재미           


자신이 자주 산책하던 산책로에서 죽은 여자


 영화의 직접적인 재미는 후반부부터 시작이 된다. 레오노라는 크리스티안의 외도를 목격하고 그에게 계속해서 협박을 한다. 정신적으로 압박이 온 크리스티안은 레오노라를 죽이기로 결심을 한다. 그녀가 자주 다니는 산책로로 차를 몰고 가 사람을 치고, 도망치는 크리스티안. 사건을 해결했다고 안심하는 것도 잠시, 집에 와서 술을 마시는 그에게 인사를 건네는 레오노라. 레오노라가 말하기를 한번 산책로를 바꿨다고... 영화가 진행이 될수록 이처럼 점점 사건의 전개 속도와 흥미는 빨라진다. 한 번의 극단적인 생각으로 인해 크리스티안은 롤러코스터를 타듯 빠르게 떨어진다. 빠르게 떨어지는 관계 속에서 이들이 보여주는 사랑의 결말은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궁금하며, 영화가 보여주는 소름 끼치는 반전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단점>



             질투심으로 인해 벌어지는 막장           


깨져버린 병처럼 이들의 이야기는 막장이다


 영화는 결국 사랑에 대한 질투심으로 벌어지는 막장이나 다름없다. 새로운 사랑을 위해 사랑했던 사람을 죽이려 하지만, 실패하고 그로 인해 깊은 늪에 빠지는 듯한 크리스티안. 영화를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외도라는 소재에 대해서도 영화가 보여주는 이미지는 정말 익숙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바람을 피우지만, 결국 그 사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크리스티안. 둘이 보여주고 있는 사랑은 여전히 막장에서 벗어나지 못했기에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부족한 개연성           


사랑을 위해 남을 죽일 각오.


 사랑하는 사람과 새로운 시작을 위해 사람을 죽이려는 각오.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포기할 각오. 그 모든 이야기의 개연성은 여전히 부족하다. 등장인물들의 행동은 어렴풋이 이해가 되지만, 그 행동의 계기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비춰 보이지가 않는다. 또한 주인공 일행들이 알리바이를 위해 짜 맞춘 행동은 전부 이야기의 밖에서 얘기하는 형사는 의심을 한다. 그러나 증거가 없어 잡지를 못한다. 형사가 이야기의 의심을 하듯 관객들도 의심을 하게 된다. 과연 무엇이 진실인지.                                       




<평가>


한 줄 평 : 사랑이라는 공포.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사랑


스토리 : 4/5

[소설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재밌게 볼 수 있었던 스토리. 이 막장 치정 극이 어디까지 향할지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궁금해할 법한 이야기와 스토리의 전개, 그리고 사건의 배치까지. 재밌고 즐겁게 볼 수 있었던 스토리]


연출 : 4/5

[사랑이라는 두근거림보다는 사랑의 공포를 잘 표현한 영화. 식어가는 사랑과 어두운 결혼생활. 사랑이라는 이름의 살인도구를 훌륭하게 표현한 연출은 무서운 장면이 등장하지 않아도 관객들을 두렵게 만든다.]


작품성 : 2.5/5

[사랑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범죄 스릴러 영화. 그러나 작품이 가지고 있는 세밀함은 다소 떨어지는 편.]


총평 : 3/5

[생각보다 볼만했지만 기억에는 남지 않은 영화. 영화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나 배우의 연기력. 연출들은 전체적으로 훌륭하지만 이 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독창성은 다소 떨어졌다. 어디선가 볼 듯한 소설책 하나의 이야기이며, 자극적이긴 해도 강렬한 이미지는 남지 않아 아쉬웠던 영화]



만약 오늘 끝나가는 사랑이 공포로 변하는 순간을 보고 싶거나
사랑이라는 이름의 살인도구가 궁금하다면
영화 <러빙 어덜츠>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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