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을 해온 미술치료사인 저는, 요즘 들어 곧 여덟 살이 되는 반려견 장미의 마음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어졌습니다. 사람 나이로 치면 노년기에 접어드는 시기라서 그런지, 어느새 장미의 입가 털이 조금씩 하얗게 변해가고, 예전처럼 똥꼬발랄하게 뛰어다니던 모습도 서서히 줄어들었어요. 늘 우리 곁에서 영원히 퍼피일 것만 같았던 장미가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마주하면 마음이 조용히 아릿해집니다.
하지만 그 변화가 슬픔만을 뜻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장미와 함께한 시간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일깨워주는 마음의 신호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저는 장미의 하루를 더 세심하게 바라보고, 장미가 건네는 작은 변화와 감정을 글로 남겨보기로 했습니다.
이 책은 그렇게 시작된, 장미와의 일상을 기록한 저의 에세이입니다. 그리고 각 에세이의 끝에서 제가 던지는 질문에, 동물매개전문가 유주연 선생님이 따뜻하고 깊은 시선으로 답해주시며 이야기가 완성됩니다.
저희는 이 책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며 언젠가 마주하게 될 펫로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준비할 수 있는 작은 등불이 되기를 바랍니다. 장미를 통해 저를 돌아보고, 장미를 통해 삶을 배워가며 쓴 이 기록이 독자 여러분의 마음에도 잔잔하게 닿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