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이름은 예쁜데 쓸모는 없다고 하네.

by 관돌

"우리 병원에서는 힘들 것 같네요."

"원하시면 전문병원 추천을 해드릴게요."


솔직히 몰랐다.

치과는 그냥 이빨은 다 뽑아주는 줄 알았다.

그런데 '사랑니' 전문 발치 치과가 따로 있다고 했다.


4~5일 전부터 치통이 심해 출장을

마치고 바로 치과로 향했다.

증상을 얘기하고 잠시 후 진료가 시작되었다.


의자가 뒤로 젖혀지고,

눈은 가려진 상태로 입을 벌렸다.

"어느 쪽 치아가 통증이 심하세요?"

"언제부터 그랬어요?"

"음... 원인이 사랑니 같네요. 잇몸도 좀 부어있는

상태네요. 발치해야 될 사랑니가..."

"왼쪽 아랫니, 오른쪽 위, 아래 하나씩.

왼쪽 위쪽에도 있긴 한데 아직 숨어 있어서...

저건 발치하기엔 이른 것 같아요."


충격이었다.

아니, 통증이 괜찮아졌다 아팠다 하는 걸 봤을 때

'사랑니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 그 원인은 사랑니였다.


그런데 세 개나 발치해야 된다고 들으니

솔직히 멘붕이 왔다.


하나만 발치해도 엄청 아프다고 들었는데.

세 개씩이나 뽑는다니...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즈음에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사랑니가 신경에 깊숙이 박혀있다 보니 우리 병원

에선 발치하기 힘들 것 같아요. 전문 병원 추천해 드릴

테니 가보시겠어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일 분 일초라도 빨리 통증을 없애고 싶었다.

다행히 같은 건물에 위치한 치과였기에 바로

달려갔다.


'아... 이게 웬걸...'

"죄송하지만 우리 병원은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어서

오늘은 상담만 가능합니다. 예약 후 진료가 가능한데

괜찮으시겠어요?"


빨리 뽑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상담 전, X-ray와 CT를 먼저 찍었다.

흑백으로 나온 치아 사진은 못생겨 보였다.


다행히 내일 오전 첫 타임이 있어 바로 예약을 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었던 건...

보통 발치를 할 땐 환자 상태를 보고 의사가 먼저

계획을 얘기해 주는 방식이지 않나?

그 계획을 듣고 환자가 선택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의사가 먼저 물었다.

"그럼 어디 먼저 발치하실래요?"

'잉? 이건 당신이 먼저 나에게 설명해 주는 게 우선

아닐까요...'

"여기 추천해 주신 선생님이 통증이 덜한 우측 아래, 윗니

먼저 발치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시던데..."

"네! 그럼 내일은 우측 두 개 발치하겠습니다."

좀 황당했다.

"그럼 왼쪽은 언제 발치하는 게 나을까요?"

"언제 해드릴까요? 환자분 선택하시면 저희는 최대한

맞춰드립니다."


'음... 이게 진정한 고객 맞춤 서비스란 건가?'

'이렇게 친절하게? 그런데 전문가는 당신네 아닌가?'

'설명을 해달라고요! 난 처음 뽑아보는 환자라 어느 시기에

추가 발치해야 되는지 모르지 않을까요?'


"보통 추가 발치는 언제쯤 하는 게 나을까요? 제가 처음

이라 잘 몰라서요."

질문을 바꿔 물으니 그제야.

"개인차는 있는데 2~3일 후에 뽑기도 하고, 통증이

심하면 일주일 후에 발치도 합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얘기해 주었으면 좋았을걸...

내 질문이 이상했나?


계속 출장이다 보니 치과 진료도 쉽지 않다.

일단 발치 후 상태를 보고 추후 일정은 논의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한꺼번에 세 개의 사랑니 발치 통보.

생각만 해도 입 안이 얼얼한 느낌이다.

스트레스를 느낄 때마다 통증도 느껴졌는데.

빼고 나면 나아지겠지?


무섭지만,

통증의 원인을 찾아서 다행이긴 하다.


그런데 궁금한 건...

왜 하필 이름이 사랑니 일까?

정말 쓸모없고 기능도 없는 치아라고 하던데...


삐지지 말라고 이름이라도 예쁘게 지어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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