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잔소리_너네 둘은 개와 고양이니?

by 하얀

오늘도 정말 지겹게 싸운다.

"오빠 내 방에 들어오지 마!"

"야! 오빠한테 너 버릇없이 말할 거야?"

첫째가 둘째한테 내가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 한다. 참 신기하다. 내 말투, 내 억양, 심지어 내가 쓰는 표정까지 똑같이 따라 한다.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참았다.

"엄마, 나는 억울해!"

"엄마, 내 이야기 먼저 들어봐!"

내가 한마디 하면 양쪽에서 열 마디씩을 더한다. 무슨 일로 싸웠는지 물어보면 둘 다 자기가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하나는 "오빠가 먼저 내 거 가져갔어요!"라고 하고, 다른 하나는 "동생이 먼저 내 방에 허락도 없이 들어왔어요!"라고 한다.

"진짜 너네 지겹지도 않니? 얼굴만 보면 왜 싸우는 거야?"

한숨이 절로 나온다. 나도 어렸을 때 동생이랑 으르렁 거리며 싸웠던 기억이 난다. 아니, 어쩌면 더 심하게 싸웠을지도 모른다. 그때 엄마도 이런 심정이었을까?

"너네 둘은 뭐야, 개와 고양이야? 왜 맨날 붙어 다니면서 싸우기만 해!"


[잔소리의 진실]

"개와 고양이처럼 싸운다." 우리가 흔히 쓰는 표현이다. 실제로 개와 고양이는 만나면 으르렁거린다. 개는 짖어대고, 고양이는 등을 세운다. 왜 그럴까?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개와 고양이가 싸우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의사소통 방식이 정반대라고 한다(저자는 개와 고양이를 길러보지 않아 일반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성함)

개가 꼬리를 흔들면 "반가워, 놀자!"라는 뜻이지만, 고양이가 꼬리를 흔들면 "짜증 나, 가까이 오지 마"라는 뜻이라고 한다. 개가 친근함의 표시로 다가가면, 고양이는 그걸 위협으로 받아들인다. 서로의 언어를 몰라서 생기는 오해로 보인다.

그런데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다. 같은 집에서 함께 자란 개와 고양이의 70% 이상이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최근 개와 고양이를 함께 키우는 유튜브를 보면 생각보다 우호적인 개와 고양이들이 많이 보인다. 어릴 때부터 함께 지낸 개와 고양이는 서로의 보디랭귀지를 학습해서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고 한다.

더 놀라운 건, 함께 자란 개와 고양이는 서로를 그루밍해주기도 하고, 외로울 때 서로를 찾기도 한다. 겉으로는 으르렁거리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었던 것이다.

형제자매도 마찬가지 아닐까. 의사소통 방식이 달라서, 원하는 게 달라서, 표현 방식이 달라서 매일 부딪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결국엔 서로를 가장 잘 챙기는 사이가 되는 것은 아닐까?




"개랑 고양이 같다"는 말을 할 때, 엄마는 알고 있었을까? 개와 고양이가 실제로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아마 몰랐을 것이다.

엄마가 정말 말하고 싶었던 건 아마 이것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매일 으르렁거리지만, 언젠가는 서로에게 가장 아껴주는 존재가 될 거야" 나도 아이들이 싸우고 나면 마지막에 하는 말이다.

"결국 남는 건 너네 둘이야."

실제로 그렇다. 우리 집 남매는 진짜 개와 고양이다. 집에서는 매일 싸우면서도, 동생이 학교에서 괴롭혔다고 하면 혼내주겠다고 큰 애가 말한다.

엄마들의 잔소리는 과학적으로는 틀렸을지 몰라도, 하고 싶은 말은 끈끈함이 아닐까? 너희 둘은 개와 고양이처럼, 아니 그보다 더 끈끈하게, 서로의 언어를 배우며 함께 자랄 거라는 것을. 지금의 모든 충돌이 나중에는 서로를 이해하는 힘이 될 거라는 것을 말이다.

우리 집의 개와 고양이는(남매) 지금은 모르겠지만 성인이 되면 엄마의 잔소리를 이해하는 날이 오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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