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
긴
비가
내린다
가뭄 끝에
마른 땅을 겨우
푹신하게 적셔주는
굵은 빗방울이 찾아왔다
창문을 따갑게 두드리는 소리
온 방 안에 가득한 무거운 습기
축축하게 자리한 퀴퀴한 냄새까지
영락없는 기나긴 장마의 시작이었다
한참 쏟아낸 후에 찾아 온 잠시의 정적
창문 너머로 굵은 빗방울이 차츰 멎고
그제야 조용히 열고 하늘을 바라보니
먹먹하게 내려앉은 창밖의 어둠과
미지근하게 식혀진 바람에
내 마음은 왜인지
일렁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