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면 1
국가부도로 나라는 위축됐다.
너도 나도 나라를 규탄하는 어수선한 상황. 당장 살아갈 걱정에 눈앞을 가린다.
가족들의 시선은 이제 갓 20살을 넘어가는 자신.
자신에게 꿈이 있었던가
아님 가족으로부터 강요된 짐만 있었던가
조금씩 가족의 기대를 먹고 자라난 상태였지만, 애써 외면했다.
자신도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부도가 나고선 모든 것을 바꿔났다.
가족의 생계는 더욱 기울었고, 자신이 그리던 꿈은 더이상 현실성이 없었다.
꿈을 잡고 있으면, 그것은 무책임한 행동이었다.
20살은 책임의 나이였다. 왜 내가 해야되느냐고 묻는건 치기어린 모습이었다.
가족들의 숨막히는 시선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는 꺼내는 게 아니었다.
무조건, 한국행.
그렇게 접수한 EPS-TOPIK. 일년의 단 한번뿐인 이 시험에 접수하는데 접수비가 $30.
적지 않은 돈인걸 알면서도, 숨막히는 가족들 틈에서 그나마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대화를 나누게 하는 기본값의 접수비였다.
대도시에 가서 공부를 하려면, 1년간 $200. 거기에 교통비, 혹은 특강에 1박 2일이라도 있게되면, 숙박비.
지금은 큰 돈을 모아서 학원에 등록하기보단, 차츰 압박해오는 가족들에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다는
확인증같은, 접수라도 해야되는 상황.
$30.
이 돈은 바로 그런 나같은 사람의 번뇌를 잠시나마 잠재우는 그런 필요한 신분증 같은 용도다.
# 장면 2
장면 2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 앞선 준비생의 번뇌조차 가벼워 아직 사안의 중대성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넉넉하고, 수업에 대한 진지함은 한참 떨어진다.
그는 분위기에 휩쓸리는 가벼운 접수와 가벼운 결시. 하지만 돈은 부모가 도움주기도 하는 아직 철이 덜든 20살. 부모가 직접 지원을 해줄정도로 한국행은 스리랑카의 일반 사람이라면 황금티켓임.
이들은 아마도, 마하위하라 스님이 이야기한대로 한국에서 대박인생을 꿈꾸는 이야기만 듣고 시작은 했지만, 자신의 준비되지 않은 태도, 뚜렷한 자기탐색이 이뤄지지 않은 채 나만 떨어져 있으면 생기는 "포모" 에서 벗어나고자. 선택한 뜨내기. 가짜 준비생. 다행히 학원이라도 다녔다면 면학분위기, 미래를 끌어가야 겠다는 동기부여가 되었겠지만, 부모의 형편은 일단 여기까지.
# 장면 3
불합격 44,656명
이들의 상당수는 준비는 했고, 실제 한국을 가고자 하는 마음은 정해져 있음.그렇기 때문에 응시한 것임.
오래된 꿈은 잠시 접어 둔 상태지만, 어떻게든 한국을 가고자 하는 분명한 목적은 존재함.
다만, 아직 준비기간이 짧거나, 매진을 하지 못해 불합격한 상태. 단기적 목표이나, 한국을 반드시 가야겠다는 목적이 있어 시험까지 응시한 이들로, $30의 의미를 나름 찾아낸 청년들. 그들은 다시 학원이나 자신의 자리에 돌아와 재도전을 할 생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