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북카페 옥상.

다시 사색 중

by 이도권


누구나 욕망이 숨겨져 있다. 혹은 그것이 여실히 드러나 보이기도 하다.
나는..

루프탑에 앉아 강남이라 믿기지 않는 풍경에 멍을 때린다.
아니, 억지로라도 뇌를 놀린다.
사색아~ 따라와 주라고.

뒷좌석 세 청년의 이야기 소리가 들린다. 말 템포가 셋다 빠르다. 60프로쯤 들었다.
놀라울 정도로 사업 이야기에 서로들 의견이 픽 픽 왔다 갔다 한다.
북카페 사장님이 유명한 자청이다. 역행자 저자. 책을 읽었다.
이끌려 여기까지 왔다.
내 욕망을 보려고 이곳까지 와봤다.
욕망의 지도가 그려지지 않는다. 요 몇 년 동안..

책 출간 후 정체된 내 모습. 무리 없이 순항하는 듯한 직장. 가정.
이른 아침마다 두 딸의 새근새근 한 얼굴을 보고 살갗을 비비는 엄청난 행복 속에..
그것과는 다른. 마음 깊숙한 헛헛함.

마흔 중반을 향해서 서서히
생기가 줄어가는 모습에.
깨워야 하는데.. 아쉬움이 켜켜이 쌓인다.

욕망의 북카페. 출입문을 조심스럽게 열던 예의 바른 내 모습.
혹시나 독서에 빠진 주변인에게 피해 줄까 봐..

인생이 참 조심스러웠나. 조심스러움이 쌓이다 보면, 뇌와 머린,
사는 대로 생각하는 건가.

욕망은 무언가 날것 그대로의 무엇일 텐데, 조심스럽고, 겉멋에 빠지다 보니
그렇게 뇌는 느릿느릿 해졌나 보다.

아쉽게도
깊은 사색은 실패했다. 하나 강남이란 한복판. 북카페의 색다른 변신. 찾아오는 사람 대부분이 비슷한 기운을 갖는다는 신기함.

사십 중반을 향해가는
내 모습을 보며, 스치듯 여러 생각이 떠오른다. 카페 사장님으로부터 환불받는 일은 없어졌다.

ps.
은행을 멋지게 생활하시고 또 멋지게 나가신 선배 만나러 간다. 혹시나 떨어지는 지혜를
한 움큼 줍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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