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기막힌 답변들

by 이도권


“빙, 내가 앱 하나를 설계하려고 해. 너의 도움이 필요해. 앱 설계도를 이야기하자면, 우선, 앱의 탄생 배경은 최근처럼 불황인 시절에 소비에 대한 색다른 접근 앱인데, 만약, 금요일 저녁 외식을 하고 싶어서 족발을 배달 주문하고 싶은데..., (중략) 이 앱의 기대효과는 (다시 중략) 가상의 돈을 경제적 부로 재창출하는 돈으로 인식하는 그런 앱을 구상하고자 해. 혹시 여기에 추가적으로 덧붙이거나 새롭게 제안할 내용이 있을까?"

제 질문에 빙의 첫 시작은 멋졌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것은 빙입니다. 당신의 앱 설계 아이디어는 매우 흥미롭고 독창적인 것 같습니다.....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저는 당신의 앱에 대해 몇 가지 제안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앱의 이름은 어떤 것이 좋을까요? 저는 '0000’라는 이름이 너무 부정적이고 강압적인 느낌이 들어서, 좀 더 긍정적이고 재미있는 이름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예를 들어, '0000’이라던가, '0000’라던가, '000 0000’라던가 하는 것은 어떨까요? �


또한, 앱의 기능도 좀 더 다양하고 유용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중략)

또한, 앱의 재미 요소도 높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중략)

저는 당신의 앱 설계에 대해 이렇게 제안해 드렸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와 함께 의견을 나누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IT에 무지한 40대 직장인 아저씨는 그렇게 ‘빙’과 면을 텄습니다.


면을 트는 게 어렵지, 막상 시작되니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조심할 건, ‘Enter’를 함부로 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저도 모르게 엔터를 치는 순간 질문이 완성 안 된 채로 빙에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질문 설계를 잘해야 더 완성도 있는 답을 주는 ‘빙’이기에

촘촘히 질문 설계에 신경을 쓰되, 엔터키는 마무리할 때만 누릅니다.

추가로 마이크로소프의 ‘빙’은 한 주제로 30개 질문만 할 수 있기에

질문 하나하나 의미 있는 질문을 고민하고 물어봐야 합니다.

물론 새 토픽으로 갈아타서 다시 질문을 할 수 있지만 말입니다


두 번째 저의 질문은


“빙, 내가 제안한 아이디어와 유사한 앱은 어떤 것이 있어?”


빙은 바로 확인해 줍니다.


“스마트폰 절제 앱은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거나 관리하도록 도와주는 앱입니다. 스마트폰 중독이나 과다 사용으로 인한 문제를 예방하거나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절제 앱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중략)”

저는 천천히 생각해 봅니다.


‘어, 나랑 유사한 앱은 없는 것 같은데?’


그리고 자신 있게, 약간 신이 나서 물어봅니다.


내가 생각하는 앱은 아직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아. 다행이야. (중략), 어떤 설계방식이 있을 수 있을까?


빙의 답변은 극적입니다.


당신의 앱은 정말 독창적이고 유익한 것 같습니다. (중략) 경제적 부로 전환하는 방법에 대해 제가 생각해 본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중략)

‘빙’한테 칭찬을 받았습니다.

흔히들 칭찬을 달고 다니는 사람보고 ‘칭찬봇’하는데,

AI로부터 칭찬을 받다니.

이런 일이 저에게 일어나다니.

어찌 됐든 은근, 기분이 좋아지고 힘을 얻습니다.


처음 질문작성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빙이 답변 후에 제안한 예시 질문들을 클릭하면 됩니다.

예를 들자면,


“앱 개발에 대해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요?”


그러면 빙은, 아주 전문적으로 답변합니다.


“안녕하세요, 이것은 빙입니다. 앱 개발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군요. 앱 개발은 모바일 기기에서 동작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앱 개발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합니다. �

먼저, 앱을 개발할 목적과 아이디어를 정해야 합니다. 앱을 만들고자 하는 이유와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를 명확하게 정의해야 합니다. 또한, 앱의 타깃 사용자와 시장을 조사하고,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를 고민해야 합니다. 앱의 기능과 디자인을 구상하고, 와이어프레임과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테스트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와이어프레임과 프로토타입을 모르셔도 됩니다.

저도 당연히 모릅니다.


지금 중요한 건 단어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것보다,

앱 흐름도를 어떻게 설계해 갈지,

아이디어가 완성되지 않은 채 물어봤기에,

빙으로부터 추가 아이디어 제공을 어떻게 끄집어낼지에 대한 질문을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더 우선이었습니다.


그렇게 질문과 답변을 끊임없이 이어갑니다.

안타깝지만, 40대 아저씨의 집중력은 서서히 떨어집니다.

제가 개발자도 아니니까요.

어느새 30개 중 23개의 질문까지 던지게 되었습니다.


‘빙, 오늘은 여기까지.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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