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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날의 구황삼치 Sep 22. 2020

우리농장의 번식 형태 및 방법

한우는 대부분 인공수정을 통해서 번식관리를 실시합니다. 


#인공수정을 하는 이유는 


            

1. 계획 출산이 가능하다.


→ 특정 계절에 출산이 가능하도록 임신 시기를 맞출 수 있음
    (여름, 겨울 출산 시 관리가 어렵고, 폐사율이 높음) 



2. 자연교배에 비해 질병예방율이 높다


→ 수소와 암소의 일반적인 자연교배는 암소에게 질병이 노출될 확률이 높음


→ 수소가 암소 승가시 부상의 위험이 높음



3. 정액을 선택함으로써 개량이 가능하다. 


→ 어떤 부분을 발달시키고 싶은지 선택하여 특정 정액으로 수정시킴이 가능함




보통 이러한 이유로 많은 농장에서 인공수정을 하게 됩니다. 인공수정의 방법은 자가수정(농장주가 직접 하는 경우)과 전문 인공수정사의 도움을 받습니다. 


인공수정 시, 필요한 건 정액과 새끼를 잘 키울 능력을 갖춘 암소, 돈입니다. 


#인공수정의 절차(우리 농장 기준)


1. 암소의 경우 12~13개월 첫발정이 옵니다. 더 일찍 오는 경우도 있으나 너무 이르기 때문에 보통 13~14개월경 첫 인공수정을 실시합니다. 

  ▶ 발정이 온 징후는 흥분된 상태, 승가, 발걸음이 빨라진다던지, 크게 운다던지 등의 예측징후가 나타납니다. 


2. 저녁에 이러한 징후들이 보이면 다음 날 아침에 인공수정을 하고, 아침에 보게됐을 때 오후에 합니다.

   보통 12시간 이내 인공수정을 실시합니다. 

  ▶ 미약 발정의 경우는 사람이 발견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이때, 정액은 어떻게 할까요? 


정액은 1군, 2군, 3군으로 나뉩니다. 군에 따라 정액의 등급과 가격이 나뉘는데, 간단하게 설명하면 1군이 제일 좋은 정액입니다. 정액사이트(농협경제지주한우개량사업소https://place.map.kakao.com/8853755)에서 농장주들은 정액을 신청합니다. 월 1회마다 무작위 추출로 정액 당첨자가 선정됩니다. 1군과 2군이 개당 10,000원(1군 10개, 2군 10개), 3군은 개당 5,000원(20개)입니다. 


당첨된 정액은 직접 수령하거나, 우리 농장을 맡고 있는 인공수정사가 위임수령하여 집에 마련해놓은 질소탱크통에 보관해놓습니다.(혹은 인공수정사가 보관해두기도 합니다.) 질소는 대략 한 달마다 충전해줘야 하는데, 여름에는 수시로 확인해서 충전해야 합니다. 질소 충전은 가스를 판매하는 곳에서도 해주지만, 저희는 사료공장에서 무료로 충전해줍니다.


그런데 정액은 무작위 당첨이다 보니 정액이 자주 당첨되는 농장이 있고, 1년 내내 당첨이 안되는 농장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인공수정사가 보유하고 있는 정액을 구매해야 합니다. 


정액이 당첨되면 어떤 정액을 수정시킬지 인공수정사와 상의합니다.

상의 내용은 근친교배 여부, 암소의 상태, 암소의 사육 능력, 암소의 임신 능력 등을 고려하여 수정시킵니다. 무조건 1군을 넣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농장에서의 인공수정은? 


우리 농장은 우리가 운영한 2년 차까지 자연교배를 실시했습니다.

자연교배의 단점은 아까 설명과 같이 질병 노출에 특히 위험하다는 점, 개량이 안된다는 점, 근친교배가 이루어진다는 점 등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시를 했었던 것은 인공수정 비용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입니다. 하나 당연히 문제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3년 차가 끝나갈 무렵부터는 인공수정을 실시했습니다. 

1년의 경영비에서 인공수정을 위한 지출금액을 미리 잡아놓고, 인공수정만을 위해 투자했습니다. 


처음에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일단, 자연교배에 익숙해진 소들은 너무 거칠었습니다. 

거칠면 인공수정사가 수정을 하기 힘듭니다. 소들이 자꾸 움직이고 난폭하기 때문에 인공수정사가 다칠 확률이 올라갑니다. 처음엔 인공수정사도 힘들어했습니다. 거친소들로 손에 꼽는다고요. 


저희가 인공수정을 위해 그동안 해온 노력과 계획들은 이렇습니다. 


#우리농장의 인공수정 절차


            

1. 정액 신청

2. 발정시기 맞추기

※ 발정 발견이 어려워 저희는 호르몬 요법을 시행했는데

호르몬 요법이란, 인공적으로 발정 시기를 맞추는 방법입니다.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0일 차 고나돈 2.5ml

7일 차 루텔라이즈 혹은 디노린 5ml

9일 차 고나돈 2.5ml

10일 차 인공수정


3. 인공수정 실시(인공수정비 50,000원, 재발정시 40,000원 지역마다 다름)

4. 인공수정 후 임신감정(수정 후 한달) 맡기기

(무료로 축협에서 해주거나 센터에 혈액을 뽑아 갖다주면 감정해줌)

5. 임신이 안된 소들은 다시 인공 수정하기 


이 절차를 계속 반복하여 5년차인 지금은 자연교배를 통해 나오는 송아지들은 하나도 없는 상태이고, 인공 수정된 송아지들만이 출산되고 있습니다.  


또한, 개량도 되고 있습니다. 즉, 족보관리가 된다는 말입니다. 

족보가 무엇이냐하면,  

사람과 비교했을 때 증조할머니, 할머니, 아빠, 나, 내 자식 이렇게 가족형태가 이루어져 있듯이, 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액을 통해 족보를 형성합니다. 


1. 인공수정을 통해 송아지 출산(A)

2. 송아지(A)로 또다시 인공수정 

3. 송아지(A-1) 출산

4. 송아지(A-1)로 인공수정

5. 송아지(A-2) 출산


이런 형태입니다. 저희는 현재 2번까지 왔습니다. 2대까지 족보가 생긴 겁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소들의 경우 임신 가능 시기는 13개월쯤부터 시작되고, 임신을 약 10개월 정도 하니 한 마리의 소가 출산까지 총 2년 정도가 걸립니다. 회전율이 낮은 이유입니다. 그래서 보통 3 산으로 한 어미소라고 하면 대략 60개월 정도가 됩니다. 어미소의 가치가 하락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여기까지가 우리농장의 인공수정 방식과 현재까지 진행 중인 내용들입니다.  

번식을 한다는 것 자체가 관리할 일이 많고, 신경도 많이 써야 하지만 보람차기도 합니다. 내가 받은 소가 어미 젖을 잘 먹고 잘 뛰어다닐 때 정말 예쁘고 제일 보람찹니다. 아픈 애가 있을 때는 그때만큼 속상한 일도 없습니다만.. 생명을 갖고 태어난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운 일이라는게 어느 동물이건 같은 기분인것 같습니다.  


제가 오늘 작성한 글들은 우리 농장에서 우리 방식대로 운영하는 번식 관리 및 방법입니다. 지역과 개인마다 다 선호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참고해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출산 후 어미소와 송아지 관리방법, 수정란 이식에 대해서 추가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의 축사(한우)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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