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어려운 이유

12. 루틴도 순서입니다

프리샷루틴(Preshot routin)이란
골프 경기에서, 샷이나 경기에 임하기 전에 경기자 별로 일관성 있게, 일정한 순서와 방법을 규칙적, 반복적으로 행하는 일관적인 습관을 말합니다.

대부분, 루틴이 뭔지는 몰라도

루틴에 해당되는 무엇인가를

웬만하면 누구나 하고 있죠.

무의식적인 '일관성 있는' 버릇입니다.

사람마다 루틴은 다르지만, 그 본질은 같아요.
긴장감을 낮추고 자신감을 올리며,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마법과 같은 의식입니다.

어드레스를 취할 때,

갑자기 주문을 외우듯 중얼중얼거리기도 하고,

(살짝 무서워요)

강아지처럼 한쪽 다리를 들었다 놓기도 하고,

물에 젖은 고양이처럼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샷을 준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동반자들 웃겨 죽어요)

고요함 때문에 루틴이 깨지는 부류도 있어요.

(주변이 시끄러워야 샷이 된데요)
※이런 루틴은 동반자의 루틴을 깨기도 해요.

이처럼 독특한 루틴도 있을 정도로

그 중요성은 아주 절대적입니다.

이것은 볼 하나를 제대로 치기 위한

처절한 무의식적인 움직임이죠.

만약에 말입니다,

특히 골프에서 루틴이 불안하거나

루틴을 그냥 지나쳐버리면 리듬이 박살 나

스윙을 실수할 확률이 엄청 높아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 잘났다고

루틴을 삭제하거나 무시하는 분들이 있죠.

주로 연습장에서 주구장창 때리기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이 그래요.

이들은 한 번의 샷으로 결정 나는 라운드에

들어서게 되면, 공을 접할 때마다 불안해지죠.

왜? 이들의 루틴은 주구장창이기 때문이죠.

라운드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루틴입니다.

이들이 주로 하는 말, "다시 치면 안 돼요?"

루틴은 연습장에서도 당연히 진행되어야 하죠.

한 타 한 타 칠 때마다 자신만의 버릇 말이죠.

어쩜 정해진 시간 안에서 최대한 많은 연습을

하려다 보니 연습장의 현실이 루틴을 못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겠어요.

그래도, 몇 개 못 치더라도 해야 해요.

시간 없다고 정신없이 때리는 것보다 나아요.

그러다 보니 루틴의 성격을 이용한

‘고급 구찌’가 탄생합니다.

고의적으로 상대의 루틴을 깨는 거죠.

상대가 준비하는 타이밍에 일부러 말을 걸거나,

웃음을 터뜨려서 상대의 리듬을 방해하는 거죠.

티샷 시 "멋지게 함 날려줘~",

세컨샷 시 "투온 나오겠네~",

퍼팅 후 "그린이 빨라~"...

은근히 신경을 건드리는 안 해도 될 말을 하죠.

아무리 실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이 고급 구찌에 걸리면 멘탈이 흔들리고,

평소처럼 플레이할 수 없게 됩니다.

골프에서는 동반자의 루틴을 깨는 것이야말로

아주 비열한 작전일 수 있지만,

가끔 이 ‘심리전’이 승부를 좌우하기도 합니다.

어쩌겠어요. 이기고 싶어 그런 걸.

골프연습 중 정말 정말 무서운 건

느닷없이 스윙의 길을 잃어버리는 겁니다.

완전 공포 그 자체입니다. 생각도 하기 싫어요.

10개를 치면 10개 모두 쌩크 아니면 탑핑이죠.

아, 너무 무섭지 않나요? 모두 쌩크라니.

겁이 나서 더 이상 치지를 못합니다.

간혹 그럴 때가 있는데

스윙에 오류가 발생한 겁니다.

볼에서 한발 물러나

백스윙의 길을 체크하고

스파인앵글을 느껴보고

그립악력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뭐에 홀린 건지

백스윙길이 '바뀌었고'

스파인앵글이 '느슨해졌고'

그립악력이 '강'으로 변경이 돼버린 거죠.

별 탈 없이 계속해오던 행동이었는데

소리 소문 없이 냉정하게 틀어진 거죠.

그래서, 그래서 말씀드리는데.

'습관적인 일관성 있는 루틴'이 중요해요.

스윙의 방황을 미연에 막아야 하니까요.

tip. 이럴 때 '이상하다 이상하다'하면서

계속 치면 안 돼요. 과감히 클럽을 챙기고

집으로 가야 합니다. 만약에 이상하다 하면서

계속 친다면 진짜 한동안 이상해집니다.

그냥 하루를 쉬던지 시간적 간격을 충분히 두고

다시 스윙을 하면 정상으로 작동됩니다.

골프에서 루틴은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그날의 경기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당신의 루틴이 무엇이 됐든,

그것을 굳건히 지키고 유지하는 것이

당신의 골프를 위한 진정한 예의입니다.

그리고 상대의 루틴을 지켜주는 것 역시

골퍼만이 할 수 있는 신사의 매너죠.

스윙, 차례대로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