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골프보다 더 어려운 골프, 퍼팅
골프 게임의 마무리는 퍼팅입니다.
연습량 비율 상위가 퍼팅이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홀아웃은 홀에
공을 넣어야 비로소 아웃입니다.
넣을 때까지 다음 홀로 건너가지 못합니다.
원칙이고 룰입니다. 그래서 아마추어 골퍼를
위한 배려가 양파이고 컨시드입니다.
사실 컨시드는 매치 게임에만 있는 룰입니다.
가깝다고 무조건 컨시드는 아닙니다.
컨시드도 상황에 따라 요령껏 하는 겁니다.
퍼팅은 너무 어려워 지금까지도 딱 부러지는
그럴듯한 티칭 방법이 없습니다.
거리냐 방향이냐 아직도 우왕좌왕합니다.
뭣이 중 한디? 거리? 방향? 둘 다 중요하죠.
원하는 방향으로 원하는 거리만큼 보내야죠.
당연한 거 아닙니까? 하지만 두 가지를 한 번에
못 하니까 거리냐 방향이냐를 따지는 거죠.
그럼 우리도 하나씩 따져 볼까요.
우선 방향을 이야기해 볼게요. 방향을 볼 때
항상 명확한 해답이 없는 질문 내용이 있어요.
“어떻게 하면 똑바로 보낼 수 있죠?”입니다.
방향보다 똑바로에만 혈안이 되어 있죠.
그래서 집에서나 밖에서나 똑바로 만 연습하죠.
그러다 보니 로봇이 됩니다. 로봇은 딱딱해요.
융통성이 없어요. 똑바로 보내는 작동만 해요.
그런데 똑바로 안 갑니다.
똑바로는 똑바로 만 생각하게 합니다.
그래서 똑바로 안 갑니다. 가끔 똑바로 가는데
어디로 얼마나 가는지 통제불능, 황당하죠.
거리에 대해서도 항상 묻는 내용이 있어요.
“얼마큼 보내려면 얼마큼 쳐야 하나요?”
그걸 다른 사람이 어떻게 알아요? 몰라요.
그건 본인만 알아요. 근데도 자꾸 물어봐요.
옛날에 골목에서 구슬치기 좀 해 보셨나요?
그때 집중하느라 거리 방향 걱정했나요?
오직 목표지점에만 몰두하지 않았나요?
트레비분수에 동전을 던질 때 거리 쟀나요?
방향 걱정했나요? 목표지점에만 집중하지
않았나요? 그래도 다 집어넣었어요. 그죠?
우리는 와이프가 어느 방향에, 어디쯤 있든
집사람 손 안으로 행주를 던질 수 있어요.
대단한 능력이죠. 따로 배우지도 않았어요.
퍼팅도 그렇답니다. 똑바로도 중요하죠. 하지만
어디로 얼마큼 보내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해요.
홀을 바로 볼 수 있는 경우는 라이가 없다든지
거리가 아주 짧을 때뿐입니다. 대부분 홀 좌우
가상의 목표를 향해 보내는 경우가 많죠.
홀에 넣기 위해서는 어느 쪽으로 얼마큼 보내야
공이 굴러가다 홀로 빨려 들어간다는 계산이
필요합니다. 퍼팅은 로봇이 아닌 사람이 하죠.
사람은 부드럽습니다. 융통성이 있습니다.
똑바로 보내는 것보다 내가 정한 목표지점으로
보내는 겁니다. 거리를 생각하며 내가 보내고자
하는 곳으로 그저 볼을 보내는 겁니다.
퍼팅의 긴장감은 공포영화보다 공포스럽죠.
오죽하면 입스가 오는 바람에 깁스가 됩니다.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그리고 돈이 걸려있는
가까운 거리에서의 퍼팅 긴장감은 최강입니다.
그래서 컨시드 작전을 펼치는 사람이 많습니다.
넣기보다 가까이 붙이는 찝찝스러운 작전이죠.
잘 붙여 홀아웃에 버금갈 때는 상관없는데
자칫 자승자박 번뇌의 경우가 자주 생기죠.
1m 안 되는데 옆 라이에 걸린 상황이 대표죠.
오케이 안 준다고 삐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동반자는 OB 두 방으로 진즉에 양파가
되어 속이 문드러지며 자폭 직전에 있는데
눈치 없이 애매한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컨시드 하며 집어 들죠. 이건 싸울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서로 이말 저말 나오기 전에 원칙대로
땡그랑하면 아무 문제없어요. 뒤끝이 깔끔하죠.
골프는 컨시드를 구걸하는 게임이 아녜요.
보내고자 하는 곳으로 보내는 연습을 하세요.
자세에 너무 집착하지 마세요. 경직됩니다.
퍼터페이스는 당신의 오른손바닥입니다.
손대신 퍼터페이스로 공을 보내는 겁니다.
똑바로 보내는 것에서 벗어나세요. 그리고
얼마든지 안 들어갈 수 있다는 거, 명심하세요.
OK 너무 좋아하지 마세요. 읏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