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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가 어려운 이유

37. 힘들게 배웠는데 힘 빼라 합니다

by 골프공작소

힘들게 치는 사람을 많이 봅니다.

힘들어야지 운동이라고 하잖아요.

운동이니까 힘들 거라고 하잖아요.

힘은 엄연히 당연하다 의심치 않죠.


그립 잡는 순간부터 힘들게 배웁니다.

견고하게 잡으라고 해서 꽉 잡습니다.

어드레스 자세를 힘들게 배웁니다.

허리가 아파 와 저절로 힘이 들어갑니다.

똑딱이를 힘들게 배웁니다.

잘 안 맞아 그립이고 어드레스고 모두

뒷전이고 그냥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하프스윙을 힘들게 배웁니다.

뒤땅, 탑핑과의 전쟁이 시작됩니다.

정타만을 노리며 점점 더 강해집니다.

풀스윙을 힘들게 배웁니다.

아무리 때려도 공이 멀리 가지 않습니다.

더 세게 때리는데 '세게'가 잘 안 됩니다.


몸도 마음도 힘들어 죽을 지경입니다.

정말 힘들게 배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런데 인제 와서 힘을 빼라고 합니다.

몇 달 동안 새 빠지게 했는데 인제 와서 하는

말이 힘 빼라고 합니다. 미치고 환장할 판이죠.

그러면서 힘 빼는 데 3년 걸린다고 우쭐거리죠.

들어간 힘은 갇혀서 빠져나오지를 못합니다.

쓰러질 것 같아도 젖 먹던 힘까지 쏟아붓죠.

힘을 빼라는 말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습니다.

우격다짐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한 결과가

오버스윙 돼버리고 왼팔은 목을 감아버립니다.

이해는 오해로 변질되고 결국은 모든 것을

시간에 맡겨 버립니다. 언젠가는 되겠지 하고.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힘을 주지 않고

배울 걸 후회됩니다. 후회에 답이 있습니다.

눈치 못 채면 정말 답이 없습니다.

힘을 빼는 것이 아닌 힘을 주지 않는 것입니다.

똑같은 말이라고 생각하면 눈치 없는 겁니다.

둘 사이의 의미 차이는 상당합니다.

힘을 뺀다는 건 힘이 들어가 있다는 상황이죠.

스윙 중 들어간 힘을 뺀다는 건 진기명기예요.

힘을 주지 않는다는 것은 애초부터 힘이 들어갈

여지가 없습니다. 스윙 중 아주 중요한 순간에

오히려 힘을 집중할 수가 있습니다.


힘들인 백스윙과 힘들이지 않은 백스윙은

완전 딴 판입니다.

힘들인 다운스윙과 힘들이지 않은 다운스윙은

엄청 다른 세계입니다.

더 이상 말로 표현 못합니다.

직접 해보면 유레카가 절도 터집니다.


힘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힘을 주지 않는 것도 연습 안 되면

힘 들어갑니다. 골프는 힘이 들어가지 않아요.

배고파 쓰러질 것 같으면 그냥 쓰러져야 해요.

젖 먹던 힘까지 쏟아부으면 힘들인 스윙됩니다.



골프는 무력이 강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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