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 주제씩 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을 메일로 보내주는 '나이팅메일'이라는 글쓰기 모임에서 쓴 글입니다.)
'도전'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갑자기 '리쥬란 힐러'(피부를 재생시켜 준다는 미용주사)가 떠올랐다. 오랜 고민 끝에 피부과에 미리 결제를 해놓고 시술 날짜를 잡고 왔기 때문이다.
망했다. 분명 외모보다 내면을 가꾸는, 지적이고 교양 있는 사람들이 신청했을 글쓰기 모임에서 미용주사 얘기라니. 그래도 어쩌겠나 솔직한 글쓰기가 나의 목표이니 그냥 끌리는 대로 쓰는 수밖에.
'리쥬란 힐러'
연어의 세포를 어쩌고 해서 콜라겐을 생성하고 피부를 재생시킨다는 주사이다. 부작용이 적고 효과를 봤다는 사람이 꽤 많아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선뜻 도전하지 못했던 이유는 바로 '통증'때문이다. 주삿바늘로 피부를 포 뜨듯이 한 땀 한 땀 용액을 주입하는데 마치 깨진 유리조각으로 피부를 문지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한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처음에는 정보를 모았다. 거의 블로그, 유튜브 영상에서 얻은 것들이지만, 간단한 의학적 이론 공부, 시술 과정, 후기 등을 알 수 있었다. 놀라운 비포 애프터 사진에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었다가, 고통으로 눈물을 줄줄 흘리고 인형을 쥐어뜯었다는 생생한 후기를 읽고 도전을 포기하길 반복했다.
그랬던 내가 어제 덜컥 시술 예약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바로 '가격'과 '용량'이었다. 새로 오픈한 피부과에서 손님 끌기용 이벤트로 리쥬란 2cc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올린 것이다. 통상적으로 얼굴 전체에 맞기 위해서는 최소 4cc의 용량이 필요하다. 하지만 리쥬란을 처음 맞는 쫄보 같은 나에겐 저렴한 가격에 맛보기로 2cc만 맞는 것이 더 해봄직하게 느껴졌다.
미용주사에서까지 교훈을 이끌어내는 것이 참 올드한 수필 느낌이지만, 이왕 쓴 거 이렇게 마무리해야겠다.
어린 시절, 처음 도전할 때는 의욕이 넘쳐서 거창한 목표를 잡고 무리를 하곤 했다. 하지만 이내 탈이 나거나 지속하기가 어려워져 금방 포기하게 되었다. 그래,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하지 않았나. 이제는 거창한 목표가 아니더라도 작은 것부터 내가 꾸준히 할 수 있는 만큼만 도전하다 보면 그것이 쌓여서 큰 것이 되리라 믿는다. 그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