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어찌 보면 고난과 다투며
버티는 고단하고 지루한 여행이다.
그리하여 인생을 산에 오르는
여정과 비유한다.
산은 쉽게 오르는 데가 아니다.
산은 때때로 인간을 용납하지
않기도 하고 포근히 지친 영혼을
두 팔 벌려 품어 주기도 한다.
때로 몸이 힘들면 마음이 멈춰지고 소용돌이가 가라앉는다.
갈라지고 무너진 마음 언저리에
위안의 등불이 켜진다.
얼마 전 김새론 배우가 삶을 포기하고
머나먼 곳으로 우리 곁을 떠났다.
마지막 순간에 그녀를
그토록 힘들게 한 게 무엇이었든
앞이 보이지 않은 것이
딱 한 가지뿐이라 해도
최후의 선택만은 멈췄어야 했다.
삶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 보면 희극이라지 않나!
희극이건 비극이건 그녀가 마지막에
원망하며 움켜쥔
마음 한 자락에 슬프고
기댈 곳 없이 나뒹그러진
아까운 청춘이 마음 쓰리게 아프다.
이창동 감독!
그는 김새론배우를 스크린으로
불러들인 사람이다.
그의 영화를 좋아한다.
"오아시스", "밀양 ", "시"를 보고 나서 한국에도 이리 멋진 감독이 있구나
하며 뿌듯했다.
그가 픽한 배우가 김새론이다.
9살 김새론의 재능과 남다른 스타성을
먼저 알아본 그다.
역시 뛰어난 눈썰미의 소유자다.
한 불 합작 "여행자"란 영화에
어린 김새론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한다.
아빠(설경구)가 고아원에 맡기고 간
아니 버린 딸. 고아 아닌 고아 소녀.
정체성의 혼란, 변화된 생활을 받아들이지 못하여 고아원을 탈출한다.
고아로 사느니 죽어버리겠다고
땅을 파고 흙을 덮어 자신을 묻는다.
어린 소녀의 불안과 방황하는 심리를
그토록 섬세하게 잔잔하게 표현하며
마치 자신이 겪는듯 천연덕스럽게
연기한 깊은 감성의 영리한 배우가
생애 첫 영화를 찍은 김새론이다.
이 역할로 칸의 레드카펫에 초대받는다. 세계가 알아본 떡잎부터 타고난
천재 배우였던 거다.
이듬해 원빈과 "아저씨"영화에서
인신매매 후 장기 매매로 납치된
소미 역으로 세상에 더 알려졌다.
김새론은 맡은 역에 맞게
어리고 나약한 피해자 역을
기막히도록 애처롭게 구현해 내는
매력적인 주연 배우였다.
영화 "레옹"의 니키타처럼
어릴 적 스크린을 덮는
똘망한 눈매와 여린 마스크가
보는 이로 하여금
연민과 동정심을 자아내게 만드는
그녀만의 매력으로 성인이 된 후에도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 배우가 되었다.
20세 이전에 두 번이나 칸영화제에
초대되어 간 배우는 전 세계에서도 드물다.
김새론이란 브랜드를 이리 허망하게
잃은 건 국가적 손해다.
어처구니없이 냉정하고
이기적인 현실이 안타깝다.
그녀가 떠나간 후 엄청난 아쉬움이 담긴 추모글이 해외 언론에까지 쏟아지고
있다.
누군가는 소년등과가 인생망조였다고 함부로 말한다.
어린 나이에 성공은 단지 재능이
일찍 발현한 것에 불과할 뿐이다.
일찍 꽃 피운 조기 성공이
반드시 인생밭에 독이 되는 건 아니다.
일찍 발견한 재능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세계 영화계에 진출할
K컬처 문화 상품으로 갈고 다듬어
나아가게 만들면 된다.
그녀의 인생에 금이 간 건 사소한 불씨 하나였다. 주차 문제 때문이었다.
한 기자의 취재로 밝혀진 사실이
들끓는 비난 여론에 묻혔지만
중요한 사실이 제대로 알려졌어도
김새론이 비난받은 음주운전이
조금은 용서받지 않았을까!
그날 김새론 일행에 이어 식당에 새로운 손님이 오자 식당 주인은 새론의 차를 빼달라고 했다. 조금 있으면 대리기사가 온다고 기다려 달라고 했음에도 주인은 새론의 차를 빼달라고 거듭 재촉했다.
이때 새론이 강하게 저지했었으면
사달이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마음 여린 그녀가 가까운 곳으로 이동 주차하러 운전대를 잡고 근처로 옮기려 돌아다녀도 주차할 장소를 찾지 못해 헤매다가 결국 사고가 벌어지게 되었다.
그 후 여론이 나빠지고 소속사에서
서둘러 사실 여부를 제대로 밣히고
제대로 수습했다면 오늘날 김수현과의
미성년 시절 교제까지 밝혀지고 일이
확대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김수현을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어린 소녀를 지속적으로 가스라이팅하며
노리개로 키워가며 놀았던 그의 저급한 성적취향에 구역질 난다.
어느 뉴스 패널이 도대체 김새론씨 뒤에는 아무도 없나봐요.
연예인인데 어찌 상황이 저리 가게 내버려둘까요!
그는 김새론 팬도 아니었고 심지어 어린 소녀와 사랑한 걸 뭔 죄인 취급하냐며
황당한 발언을 해서 코너가 하차한 사람었다.그도 무수습으로 추락하는 여배우의 처지를 보며 주변에 그 어떤 보호막이 없음에 안타까워했다.
어려서부터 연기만 해와서 세상모르고
마음 여렸던 그녀가 사회에 대처하지 못한 미숙함에 제대로 보호막을 쳐주지 못했던 소속사의 무 대처력과 곁에 보호자로 있어줄 어른 하나 없었나 안타깝기 그지없다.
김새론 배우의 극단적 최후는
악플에서 시작되었다.
악플의 치명적인 독이 그녀를
무너지게 했다.
칸의 무대에 섰던 전도유망한 천재!
현실을 어떡하든 이겨내 보려 할 때마다 그녀를 지속적으로 무너뜨렸던 소속사와 가까웠던 전연인이 원인이었다.
펙트를 잘 알지 못하고 떠들어댔던
대중의 미운털과 지속적이고 집요한 악플과 소속사의 관리 부재였던거다.
김새론은 음주 사고로 변압기 추돌 후
당시 손해를 입은 업소 수십 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일일이 사과했다.
여태까지 그런 연예인은 없었다고 했다.
그렇게 양심적이고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었다.
단지 지나치게 과도한 요구를 한 몇몇
업소는 빼고 실제로 피해보상도 해주었다.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생활고를 위장한
카페 알바 코스프레니 생일날 초대장에 술파티 알림 등이 마구 공개되며 비난이 멈추지 않았다.
익명성의 얼굴을 한 비겁한 인간들이
만만한 연예인에게 시기와 질투와
자신의 욕구불만 해소용으로 말과 글을 쏟아내며 스트레스성 분풀이를 했다.
문제는 그 정도가 도를 넘어섰다.
그들에겐 자신들과 같은 20 여성이 아닌 대중의 껌인 예쁘고 재능 있는 딴따라가 샘나고 만만했고 그래도 되는 대상이라 여겼다.
계속 이어지는 루머가 진실이건
거짓이건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입방아에 올라 지탄을 크게 키우면 클수록 자극적일수록 꼬고 비틀어서 더 사실처럼 몰아가면 그만이었다. 그러다 진실이 밝혀지면 언제든지 무책임하게 아니면 말고 하고 사라져 버리면 그만이니까.
좁은 땅덩어리에 치열한 소비시장인 대한민국이란 사회에서 경쟁과 비교 속에 공인의 실수는 물고 뜯기에 좋은 사냥감이자 먹잇감이다.
특히 연예인은 이런 우리나라 같은 여건에서 멘털을 부여잡고 살기엔 너무나 힘들다.
미국처럼 연예인이 아니라 도덕률과 정직함을 요구해야 할 대상은 정치가이다. 그들에게 더 비판적이어야 한다.
이제 대중은 악플을 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
펙트를 보아야 한다.
떠도는 말에 귀를 기울여도
반드시 의심을 해야 한다.
소문이나 악플을 믿는 인간이 적어져야 한다
남의 일에 관심 끄고 남의 눈치에서
벗어나서 니 인생들이나 잘살아야 한다..
펙트를 보고 "이건 맞고 저런 틀려"라고
줏대 있게 소신껏 자신의 관점을 내리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유투버 같은 악플을 가져다가
돈벌이에 이용하는 인간들에게
더 이상 속아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당사자와 비평가 양쪽 입장을
다 들어 봐야 한다.
요즘 한 연예인 가십 전문 유투버에 대해 책임을 묻고 공격을 하고 있다.
누군가로 속죄양을 삼아 대중이 저지른
죄를 덮어 씌움도 잔인한 짓거리일지도 모른다.
괴물을 공격해야지 괴물의 그림자를 공격하면 안 된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이들의 잘못도 바로잡아야 한다.
법과 제도의 장치로 경종을 울리게 해야
더 이상의 무고한 희생이 없게 된다.
마치 정의구현자인 척 양의 탈을 쓰고
제 배만 불리며 뒤로 이득을 취하는 인간들은 처벌을 받기를 바란다.
김새론 배우의 영면을 기원한다.
부디 이번에 싹 다 밝혀져서
그곳에서는 미련도 원망도 없이
고운 그 마음 그대로 잠들기 바란다.
제발!!
~이선희의 "소녀의 기도"다
가사 구절구절이 그녀를
떠오르게 한다.
낙엽 되어 묻힌 그녀지만 그곳에서는
부디 외롭지 않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