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민 Sep 14. 2022

어제도 3명, 오늘도 3명.

제발 학교 좀 와라

어제도 3명, 오늘도 3명.

8시 40분 조회 시간에 우리 반 교실에 앉아 있는 학생들의 숫자다.

2학기 개학 이후 한 달이 다 되어 가는데 아이들은 아직 방학 중인 걸까?


어제는 친한 여자아이 둘이 생리통이라며 결석했고,

오늘은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겠다며 3명이 등교를 하지 않았다.

대학 수시전형에 반영되는 3학년 1학기까지의 성적과 출결이 마감되었기에 이러는 걸까.


이틀 내내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야 학교를 온 아이에게 앞으로 남은 2학기를 어떻게 보내고 싶으냐고 물었다.

"선생님이 아침마다 모닝콜해줄까? 아님 학교에 올 때까지 그냥 기다리고 있을까?"


"......"

아이는 묵묵부답인 채로 나를 노려보기만 한다.

아니, 어쩌면 그냥 눈을 맞추려 쳐다본 것일 수도..

그저 내 기분에 따라 아이의 눈빛을 달리 읽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게 하나둘씩 등교를 하더니 종례 시간에 확인한 최종 출석률은 60퍼센트!

아까 옆 반 선생님의 이야기를 잠시 들으니 거긴 매일 2명만 등교를 한단다.

이걸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내일은   명의 아이들이 제시간에 학교를 오려나?

기대감을 내려놓고 마음을 다잡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수능 때까지 우리 아이 학교 안 보낼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