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나는 무엇을 준비하며 살아가고 있나요?
미래의 불확실성이나 상실에 대한 두려움은 늘 나를 흔들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두려움은 나를 멈추게 하기보다 오히려 끊임없이 준비하게 만들었다. 나의 이러한 '준비 정신'은 어디서 온 걸까? 자기 역사를 써 내려가며 알게 되었다. 그 뿌리에는 어린 시절 읽은 『삼국지』가 있었다.
초등학교 3, 4학년 무렵 얻은 나의 첫 책, 세로 쓰기로 인쇄된 그 낡은 삼국지 몇 권을 수백 번도 넘게 읽었다. 삼국지의 이치는 명확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것. 지형과 적장의 성향, 계절의 특성, 공격 방향등 세부적인 내용을 파악할수록 승산은 높아진다. 나는 그 이치를 본능적으로 학습했던 것 같다.
불확실한 미래의 불안 앞에서 나는 주저앉는 대신 무언가를 더 배우는 것을 선택했다. 내가 살아오며 가장 오래 고수한 태도는 바로 이것이었다.
"모르는 것은 열심히 공부해서 조금이라도 잘 대비하자".
혹시 모를 상황을 위해 미리 공부하고, 익히고, 준비하는 삶. 가난에 대한 두려움 앞에서는 상업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자립을 준비했고, 실패의 공포 앞에서는 더 열심히 실력을 쌓았으며, 관계가 무너질까 두려울 때는 타인을 이해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최근 스피치 공부를 하며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모르는 것이 있으면 나이와 상관없이 '얼굴에 철판을 깔고' 질문한다고. 그렇다. 내게 질문은 나를 성장시킨 '행동대장'이었다. 뒷배경도, 도와줄 사람도 없을 때 스스로 능력을 쌓는 것이 성공의 유일한 지름길임을 알았기에, 나는 해답을 찾을 때까지 멈추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 상황을 견디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지금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10년 뒤의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니체는 미래 사회에서 초인만이 살아남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초인은 어떤 사람인가? 또한, 아이들을 초인에 가깝게 양육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결국 내가 찾아낸 답은 이것이다. 초인이란 메타인지를 장착하고 , 끊임없이 배우고 질문하며 어제의 나를 넘어서는 성장형 마인드셋을 장착한 인간이다. 나는 10여 년 전 메타인지에 대한 단서를 찾았고, 이후 아이들 양육에 '메타인지 교육법'을 적극적으로 접목해 왔다.
이러한 질문들은 나를 공부하게 했고, 일에 몰입하게 했으며, 사람을 관찰하게 만들었다. 환자의 치료를 위해,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발생하는 정말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 나는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내가 관계 속에서 늘 비슷한 역할을 반복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누군가를 돕는 사람, 중재하는 사람, 그리고 설명하는 사람. 최근에도 다양한 상담을 여러 건 해주었다. 처음에는 그것이 무시당하지 않기 위한 생존 전략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깨달았다. 이 역할은 두려움이 만든 가면이 아니라, 내가 오랫동안 정성껏 준비해 온 삶의 방식 그 자체였다는 것을.
누군가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 공부했고, 더 나은 답을 주기 위해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 질문을 하다 보면 해답이 업그레이드가 되었다. 그것이 재미있고 보람도 되었었다. 그러다 보니 오랜 세월 내 안에는 정작 '나'는 없고 환자, 공부, 일, 가족만 가득했다. 그 때문에 나 자신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도 했지만, 결국 그 치열한 과정을 통해 나 자신도 함께 성장하고 있었음을 이제는 안다.
나는 막연한 미래를 준비해 온 것이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배우고, 질문하고, 나누며 살아갈 수 있는 '나 자신'을 준비해 온 것이다.
오늘도 나는 여전히 무언가를 준비하며 산다. 이 준비는 두려움 때문일까, 아니면 나답게 살기 위한 선택일까? 아마 그 둘은 완전히 분리되지 않은 채 지금의 나를 이 자리로 데려왔을 것이다. 나를 알아가고 나를 둘러싼 세상을 이해하며 보내는 하루하루가 참으로 밀도 높다.
과거를 해석해 현재의 나를 파악하고, 미래의 계획을 구체화하여 그 미래가 현재에 스며들게 하는 것. 그렇게 언제나 오늘처럼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준비하는 진짜 삶이다.
[나를 만나는 시간 19]
Q. 나를 지키기 위해 쌓아온 단단한 준비들이, 이제 세상을 향해 어떤 목소리를 내라고 말하고 있나요?
지금까지 치열하게 나를 준비해 온 당신, 이제는 그 준비된 에너지를 품고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질문은 나를 성장하게 합니다. 성장은 어제와는 조금 나은 존재가 되는 과정입니다. 나 자신을 알아가는 질문 매주 토요일에 연재합니다. 어제의 나를 넘어, 내일의 나를 맞이하는 이 시간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