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유치원에서 주기적으로 받아오는
독후활동 교구나 학습지, 창의독서 교재
또는 또래 아이들이 하는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교육 기업에서 만드는
창의력을 내세운 유아 학습 교구 교재들을 보면
정말 그럴싸하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이름있는 상을 받은 교구라는 마크도 떡~하니 붙어있다.
얼핏보면 화려한 색감이 시선을 자극한다.
그리고 실제 아이가 만든 작품들을 보면
정말 아이가 만들었나 싶게 잘 만든 느낌이 든다.
그건 우리 아이가 잘 해서가 아니다.
대부분 비슷하게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나란히 두면 누구 건지 알아보기도 힘들다.
그 이유는 바로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반제품이 대부분이라서다.
그저 아이들은 점선을 따라 자른다거나
커팅된 부분을 따라 떼어내고
색칠하고 붙이기만 하면 된다.
이게 바로 많은 창의력 교재들의 실태다.
놀라울만큼 주입식이다.
'어? 창의성은 어디 있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무엇이 창의성을 키워준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교재들이 태반이다
그야말로 공장식 주입식 창의학습 교구다.
이런 교구나 교재는
아이들과 활동하는 과정이 쉽고
비주얼이 좋고,
완성도가 높아 보인다.
이게 함정이다.
뭔가 있어보이기만 한다는 것!!
다시 말해
배우는 이들이 아니라
가르치는 이들을 매우 수월하게 해주는
교구 교재들이다.
창의성이라 함은
만드는 과정의 수고로움이 있어야 한다.
다각도로 재료를 탐색하고
무엇을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표현해볼지
스스로 구성해보는 과정에서 자란다.
창의성을 키우는
가장 핵심이 되는 영역이다.
이런 과정이 생략된 창의 교구 창의 학습지는
창의성을 키우기보다 창의성을 차단한다.
창의력은 모방에서 한발 더 나아가야만
발현되는 영역이다.
이런 너무 완벽한 교구들로는
오히려 모방을 배우는 데서 그치고 만다.
가뿐하게 결과물로 직진
가르치는 교사들을 위한 교재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창의성 교육의 중요성은
날로 커진다
인공지능 시대는
인간보다 똑똑하신 인공지능이
잘하는 것들이 참 많다.
여기서 인공지능이 하기 어려운
인간만 할 수 있는 고유 영역이
다름 아닌 창의적인 능력이다.
요즘 인공지능은 예술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지만
아직은 창의적 영역에서 인간을 뛰어넘지 못한다.
뇌과학자 정재승 교수의 말에 따르면
인공지능은 새로운 사고를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정보를 단순히 주입하고
맞히는 일은 잘 하지만
입력해준 데이터를
부정하는 사고는 아직 무리라고 한다.
물론 창의성이 아무것도 없는 데서
뚝딱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것들을 모방하고 습득하는 과정을
기반으로 길러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폭넓은 자료를 탐색하고
독자적으로 생각하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우리나리의 창의성 수업을 위해 만들어진 교구들은
너무 완벽해서 창의성이 자라날 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