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고 잊지 못할 거라던
그 절대적인 다짐이
마음 한구석에 큰 웅덩이처럼 맺혀있던 날들을 보내왔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그 웅덩이는 마르지 않을 것 같았고,
나는 그 안에서 절대 발도 들이밀지 못할 것만 같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은 아무 말 없이 나에게 큰 힘이되어
조용히 그 물을 말려버렸다.
이별이 진행 중이던 나는
어느새 이별을 받아들인 내가 되어 있었다.
이별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 건,
입 밖으로 꺼낼 때는 책임을 가져야하던 단어가
막상 지나고 나면 생각보다 담담해진다는 사실이다.
많은 시간을 견뎌야하고 지내야하지만,
결국 이별은 끝이 난다.
그리고 그 끝은, 생각보다 공허함보다 다음에 나를 위해 가장 좋은 능력치가 된다.
작은 흔적 하나도 사라지지않을 일들도
지금은 희미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시간은 참 잔인하게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기억을 지워낸다.
그래서 깨닫는다.
영원할 것 같던 감정도
결국은 지나가는 계절과 닮아 있다는 것을.
나는 여전히 살아 있고,
이별 또한 내 삶의 한 장면이 되었을 뿐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