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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피 Mar 08. 2024

모르는 이들에게 매주 쓰는 편지

뉴스레터 발행인의 단상

연인한테도 이렇게 많이 써본 적 없는데 7개월째 보내고 있다니 제법 웃기다. 호기심에 쓰게 된 뉴스레터는 어느새 제일 심혈을 기울이는 업무가 되었다. 뭐 엄청난 성과라도 있느냐 물어본다면 그건 아니다. 그나마 눈에 띄었던 건 오픈율이 미세하게 소폭 상승했다는 것 정도?


원래 편지라는 건 오고 가는 맛이 있다던데, 이 뉴스레터라는 업무는 무작정 나만 발행하는 시스템이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과하게 나 자신을 드러내는 행위 역시 절대 금지. 과연 답장을 받을 날이 있을까 싶다가도 진짜로 받게 된다면 민원(?)이나 오류 제보일 가능성이 크겠다.


왜 이 업무에 점점 더 빠져드는 걸까 스스로도 궁금한데, 오히려 이유를 찾게 된다면 싫어하게 되는 순간이 올 것 같아 생각하기를 관뒀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사라질 것 같았던 신문은 뉴스레터라는 방식으로 변모했다. 심지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신진 브랜드에서는 이메일을 사용해 마케팅을 시도하기도 한단다. 그런 점에서 이놈이 사람 마음을 끌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게 증명된 셈이다.


비록 답장을 주지는 않지만 꾸준히 나의 편지를 받고 있는 이들에게 바라는 건 사실 아주 단순하다. 주마다 편지 받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길. 짝사랑을 하고 있는 것처럼 혼자만 주구장창 보낼 용기는 이미 갖춘지 오래다. 적어도 성의 없다는 민원 메일은 영-원히 받지 않기 위해, 뉴스레터 뒤 끙끙대는 1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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