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유명 미용실에 취업하고 싶다면 알아야 할 것들.
대학에서 미용 관련 전공자 중 50% 이상의 학생들이 대한민국 강남, 그중에서도 청담에 있는 미용실에 입사하기를 원한다. 이러한 현상은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더해진다. 청담에 있는 미용실에 입사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 더 어렵다. 최소한 세 가지는 알고 가자. 첫째, 인턴 기간이 다른 지역의 미용실보다 2~3배 길다. 둘째, 어떤 어려움도 참고 견딜 수 있는 끈기가 필요하다. 셋째, 비싼 주거비 문제가 발목을 잡지 않도록 경제적 능력도 있어야 한다.
인턴 기간이 평균 5년 정도 된다.
보통 나는 학생들에게 인턴 기간을 충분히 경험할 것을 권장한다. 인턴 기간을 충분히 거치지 않으면 그만큼 기본이 튼튼하지 않아 디자이너가 되었을 때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일반적인 미용실의 경우 약 2~3년 정도 인턴과정을 거치면 디자이너로 승급할 수 있다. 그러나 청담에서는 ‘일반적인’이 통하지 않는 곳이다. 한치의 오차도 용납할 수 없는 청담에서는 최소 5년 정도의 인턴기간을 갖게 된다. 물론 미용실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8년째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
인턴 중에서도 경력에 따라 시술할 수 있는 영역이 다르다. 경력이 오래된 인턴은 디자이너 못지않은 실력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지방의 어설픈 디자이너보다 훨씬 실력이 뛰어난 인턴이 많다. 청담에서 잔뼈가 굵은 인턴은 헤어 스타일링에 있어 누구보다 뛰어나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고객층이 연예인, 예식, 기업체 사모님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화학 시술보다는 블로우 드라이blow-dry나 업스타일up-style과 같은 시술이 많기 때문이다.
인턴 기간이 길 수밖에 없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미용 수가가 워낙 높게 책정되어 있기 때문에 완벽한 시술 결과를 얻어야 한다. 즉 고객이 실습용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충분한 경험이 축적되어야 비로소 고객을 접할 수 있다. 일반적인 미용실에서는 인턴 기간 동안 디자이너가 시술하는 것을 도우면서 배우기 때문에 고객의 모발을 만져볼 기회가 많다. 청담에서는 5년 이상 된 인턴들도 고객의 머리를 함부로 커트할 수 없다. 또한 인턴 선배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신입이 고객 머리부터 만진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다.
인턴 중에서도 등급이 있다. 가장 하위 단계부터 상위단계까지는 경력 차이가 5년 이상 나기도 한다. 새로 입사한 신입 인턴의 교육은 바로 윗 선배 인턴이 한다. 사수가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인턴 선배가 된다. 미용실의 잡무부터 디자이너의 보조로 고객의 모발을 만질 수 있게 되기까지는 각 단계를 통과하여야 한다. 많은 교육과 연습 그리고 각 단계별 승급시험을 치러야 하며 그 기준은 매우 엄격하다.
근무시간도 일반 미용실과는 다르다. 연예인 고객이나 예식 고객 등이 많기 때문에 이들의 예약이 잡혀있는 날은 새벽 4, 5시에 출근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보통 헤어와 메이크업이 한 팀으로 움직이므로 누구 하나 예외는 없다. 청담에서 미용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아이돌과도 같다. 묵묵히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이제는 사람들 앞으로 나가보자!’라고 하는 날까지 수련에 수련을 거듭한다. 언제 무대에 설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스스로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면 열심히만 하면 되지만 그것도 아니다.
어떤 어려움도 참고 견딜 수 있는 인내와 끈기는 필수이다.
요즘 직장인들 참을성 없고 이기적이라고 부서장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예전처럼 자식을 많이 낳지 않기 때문에 ‘금이야 옥이야 공부만 잘해라. 다른 것은 엄마가 다 알아서 해줄게~’라면서 아이를 키우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미용인으로 직업을 선택했다면 인내와 끈기는 필수이다. 더욱이 청담에서 미용 인생을 살고 싶다면 수련 기간 어떤 어려움에 직면해도 이 악물고 이겨낼 결심 정도는 해야 한다. 버티는 자가 무대에 설 수 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아이를 둔 부모는 얼마나 불안하고 걱정이 될까. 그렇다고 학생 때처럼 아이의 회사를 따라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 취업을 하고도 회사로 부모가 전화하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우리 아이가 아파서 오늘은 회사를 못 가요’라는 전화를 엄마가 해준다. 회사에서 업무 지적이라도 당했다면 다음날 부모로부터 전화가 걸려오기도 한다. 신입직원을 뽑아놨더니 일을 못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런 문제로 부서장들의 스트레스가 더 심하다고 한다.
일부의 이러한 사례를 일반화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자식을 독립적으로 키우지 못해서 벌어지는 현상으로 요즘 아이들이 부모의존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독립은 경제적으로 하는 것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하는 것도 분명 필요하다. 사회생활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자기 결심이 반듯하게 세워져야 한다. ‘엄마가 해결해 줄 거야’라는 생각을 갖은 사람은 어느 곳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 다음의 사례는 전문대학 미용과를 졸업한 여학생과 엄마의 사례이다.
지방에서 대학을 졸업한 J학생(21)은 청담의 C미용실에 근무하기를 원했다. 지인의 소개로 C미용실은 아니지만 청담에 위치한 다른 미용실을 입사하게 되었다. 물론 기숙사가 있는 곳이긴 하지만 걱정스럽게 아이를 보냈다. J학생도 처음 부모와 떨어져 낯 설은 도시에서 시작하는 사회생활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본인이 원한만큼 잘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몇 개월 못 다니고 그만두게 되었다. 인턴 생활이 쉽지 않고 텃세도 심해서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부모는 이런 과정에서 아이에게 ‘너는 잘할 수 있어’라는 격려를 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J학생의 엄마는 ‘그렇게 힘들면 내려와’라고 하면서 아이를 그만두게 했다. 자신들이 생각한 것과 너무 다르다며 오히려 해당 미용실을 험담하기도 했다.
청담에 위치한 미용실에서 근무하기를 원해서 입사한 학생들 중 대부분이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그만둔다. 뚜렷한 목표 없이 청담으로 진출한 학생들은 대부분이 그 문화를 견디지 못하고 힘들어한다. 청담에서 성공하기를 바란다면 그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성장해야 성공할 수 있다. 디자이너로 성장한 후에 다른 지역으로 옮겨올 생각이라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청담에서 인턴과정을 마치고 디자이너로 성장한 사람이 타 지역에서 적응하기는 더 어렵다. 자신을 많이 내려놓아야 가능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미용기술 수준이 지금처럼 높지 않았을 때 미용기술을 배우기 위해 일본으로 유학을 갔던 S가 있다. 지금이야 우리나라의 미용기술 수준이 세계적으로 뒤지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 시대만 해도 미용기술의 선진국인 일본으로 유학을 가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S는 20대를 일본에서 공부하고 일하는데 보내고 디자이너가 되어 귀국했다. 국내 미용실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없었기에 청담에 위치한 미용실에 인턴으로 입사하였다. 신입으로 입사한 미용실의 인턴 선배가 21살 S는 28살이었다.
S는 21살의 인턴 선배에게 모든 교육을 받으며 업무지시를 받아야 했다. 이미 일본에서는 디자이너의 경력도 있고 일본 미용학교에서 선생님으로 학생을 가르치기도 했지만, 그 경력을 내세우지는 않았다. 21살의 인턴 선배를 깍듯이 선배로 대접하였고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스스로 하면서 그 시절을 견디었다. 인턴의 모든 과정을 이수하고 승급시험에 통과하여 당당히 디자이너로서 무대에 설 수 있게 되었고 지금은 청담에서 유명한 미용실의 부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청담에 있는 미용실로 취업하고 싶다면 인내와 끈기는 필수로 챙겨야 한다. 생각보다 청담동 미용실 업무가 재미없고 힘들다. 아이돌을 꿈꾸다가 무대에도 못 서보고 그만두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강남의 비싼 주거비가 발목을 잡지 않도록 경제적으로 준비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서울 중에서도 강남은 주거비가 비싸기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청담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비싼 주거비를 요구할지도 모른다. 자신의 미용 인생의 목표가 그곳에 있고 끈기 있게 인내하고 또 인내할 준비가 되었다면 경제적으로도 준비가 필요하다. 경제적으로 아무 준비 없이 간다면 당신 월급의 대부분을 월세로 지급해야 할 수도 있다. 준비를 통해 돈 때문에 우는 일은 없도록 하자.
강남은 무엇보다 주거비가 비싸다. 워낙 좁은 땅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기 때문에 그렇다. 전세의 개념보다는 월세 개념의 형태가 대부분이고 월세의 수준도 당신의 월급을 거의 쏟아부어야 할 수도 있다. 입사하는 미용실이 기숙사가 있는 곳이라면 그래도 주거비의 걱정은 안 해도 되지만 모든 것을 공동으로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셰어하우스 형태의 주거문화가 증가하고 있기도 하지만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미용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는 기간에는 급여가 생각보다 적다. 특히 미용실이 유명한 곳일수록 더 그렇다. 지금은 최저임금이라는 제도 아래 많은 부분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그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헤어디자이너는 전문직이다. 기술이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처음 인턴으로 입사한 직원을 디자이너 뒤에 가만히 세워두고 많은 월급을 주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최소한 샴푸라도 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그나마 낫다. 처음 입사한 신입 인턴이 샴푸를 제대로 하는데만 해도 3개월 이상이 걸린다.
예전엔 ‘열정 페이’라는 이름으로 일반 직장인의 월급에 한참 못 미치는 금액을 지급했다. 몇 년 전 시사프로그램과 같은 TV 프로그램에서 ‘열정 페이’에 대한 것을 방영한 적이 있었다. 미용뿐만이 아니라 많은 전문직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유명 디자이너 밑에서 보조하면서 배우는 사람, 연예인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나 스타일리스트가 되기 위해 보조하면서 배우는 사람, 셰프가 되기 위해 주방보조로 근무하는 사람 등 이들 모두가 열정 페이를 받거나 아예 급여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최고의 미용그룹이라고 자부하는 J미용실에서도 인턴의 급여를 70만 원도 채 되지 않는 금액을 지급했다고 한다. 이는 강남권으로 갈수록 더 심했고 60만 원 이하로 주는 곳도 많았다. 현재는 많은 부분 개선이 되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인턴들이 2백만 원 이상의 급여를 받는 곳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디자이너가 되면 한순간에 상쇄시킬 수 있는 반전이 있다. 능력 있는 디자이너의 평균 연봉이 웬만한 회사의 임원보다 많다. 전문직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디자이너가 될 때까지 버텨야 가능한 것이 아닌가. 나의 지인은 강남의 유명한 미용실에서 10년을 근무하고 디자이너가 되었는데 디자이너로 활동할 때에도 월 1천5백만 원 정도의 페이를 받았다. 디자이너로 6~7년간 근무하고 자신의 미용실을 오픈하였다. 미용실을 오픈한 지 약 2년 만에 강남에서 작은 건물 한 채를 매입할 수 있는 돈을 벌게 되었다. 일반 직장생활을 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버티는 자가 끝까지 남는다고 했던가. 아이돌은 연습생 시절에 어떤 생활을 했을지 여러분은 상상이나 할 수 있는가! 청담에서의 미용인의 삶은 아이돌과 같다고 전술하였다. 버텨야 성공한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버티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미리 준비해야 버티는 것도 할 수 있다.
위의 세 가지가 모두 극복 가능하다면 20대 초반에 경험하기를 권장한다. 인턴 기간이 긴 만큼 디자이너로 데뷔할 수 있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자신을 믿고 끈기 있게 인내할 수 있어야 한다. BTS가 세계적인 스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인내와 끈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한 말이고 잘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세 가지 실천 팁>
첫째, 평균 인턴 기간이 5년 정도로 타 지역보다 2배 이상 걸린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둘째, 어떤 어려움도 참고 견딜 수 있는 인내와 끈기가 있어야 버틸 수 있다.
셋째, 비싼 주거비 문제가 발목을 잡지 않도록 경제적인 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