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이 시작되면서 내 생활에서 크게 달라진 점이라면 직장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없어졌다는 거다.
1월 1일부로 편제 개편이 되면서 그동안 내가 근무하던 부서가 해편(解編)되었고, 나는 다음 보직을 받지 못했다.
4월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전직지원 기간이라 아예 출근을 하지 않으니 3개월 동안만 할 수 있는 보직을 받을 수 없었던 건데, 한편으론 홀가분하면서도 또 한편으론 허전한 마음도 컸었나 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그동안 내가 써왔던 책상과 컴퓨터를 옮기지 않고 지금 쓰고 있는 사무실 일부를 간이벽으로 막아 별도의 출입문을 내서 3개월 동안 계속 쓸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작년에 같이 근무하던 부서원들은 하나둘씩 다음 보직으로 자리를 옮기기 시작했고 몇 명은 아직 남아있는 상황인데, 그나마도 한 달 뒤면 모두 다 새로운 보직을 받아 떠나게 된다.
2월부터는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혼자 출근해서 하루 종일 대화할 사람도 없이 두 달을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쓸쓸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요 며칠 글이 통 써지질 않았다.
그동안은 일하면서 짬짬이 조금씩 글을 써왔었는데, 이제는 하루 종일 해야 할 일도 없고 시간은 남아도는데 오히려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기질 않았다.
나란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멍석을 깔아 놓으면 못하는 그런 스타일의.
내일부터는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주에 평택 집에 다녀오면서 <로빈슨 크루소> 책 한 권을 가져왔다.
생각보다 두꺼운 편인데, 이제는 시간에 쫓겨가면서 읽어야 할 필요가 없으니 여유를 가지고 찬찬히 읽어보려고 한다.
그러다 지겨워질 때쯤엔 또 예전처럼 조금씩 글을 써나가야겠다.
P.S. 확실히 한글 워드 프로그램으로 작성한 글과 브런치 홈페이지에서 바로 입력한 것과는 느낌부터 다르다.
맞춤법 기능도 조금 차이가 있고.
특히 A4용지 한 장 분량을 맞춰 작성하기에는 후자 쪽이 훨씬 어려운 것 같다.
글의 분량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4월부터는 예전에 쓰던 (한글 워드가 설치되어 있는) 노트북으로 바꿔서 글을 써야겠다.
몇 년 전에 에러가 나서 안 쓰고 그냥 내버려 두었었는데, 최근에 다시 켜보니 멀쩡해서 조금 당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