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라면 누구나 한 번쯤 ‘적금’부터 시작한다. 나 역시 사회 초년생 시절, 통장을 새로 만들고 매달 30만 원씩 꼬박꼬박 넣었다. 한 달에 한 번, 잔액이 늘어나는 걸 보는 게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돈을 쓴다는 유혹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장치 같았고, 은행 이자가 보너스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현실은 달랐다. 2년 만기 적금이 끝나고 받은 돈을 확인했을 때, 기대했던 것보다 크게 늘어나 있지 않았다. 물가가 오르는 속도에 비해 내가 받은 이자는 초라했다. 원금과 이자를 합친 금액으로는 휴대폰을 바꾸고, 여행 한 번 가면 사라질 수준이었다.
그때 깨달았다.
“적금은 내 돈을 지켜주지만, 내 미래를 키워주지는 않는구나.”
적금은 분명 의미가 있다. 돈을 모으는 습관을 들여주고,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안전함 뒤에는 또 다른 리스크가 숨어 있다. 바로 ‘기회비용의 상실’이다. 내가 적금에만 올인하는 동안, 누군가는 주식·펀드·ETF·부동산으로 돈을 불리고 있었다. 결국 나만 뒤처지는 셈이었다.
투자는 위험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맞는 말이다. 준비 없이 뛰어들면 적금보다 못한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평생 적금만 붙들고 있을 수는 없다.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고, 내 자산을 여러 곳에 분산해야 한다. 안전망은 적금이 만들어주지만, 성장의 발판은 투자에서 나온다.
적금은 출발선이다. 하지만 결승선은 아니다.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면, 적금의 울타리를 넘어 더 넓은 자산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