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과도한 도파민이 지겨워진 걸까
오늘 오랜만에 요즘 최애의 카페 이벤트를 다녀왔다. 그리고 이제는 거리 두기를 할 때가 왔다는 걸 실감했다.
근 3년간 연애를 하지 않았다. 그 당시에 연애를 통해 나의 불안정함을 채우려 했음을 인정했고 그 당시에 좋은 연애를 했음에, 그 연애를 잘 보내주는 것까지가 나의 할 일이라고 느꼈다.
3년이 걸렸던 이유는, 조금은 안정적인 나를, 나 스스로 되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첫 1년은 그 친구와 다시 만나고 싶어 스스로를 안정적인 인간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한 기간이었다.
그리고 두어 번의 대화와 만남을 끝으로 진짜 이별을 했다. 그렇지만 마음으로 그를 미워하지 않고 그의 행복을 빌어주기까지의 기간이, 또 1년이 걸렸다.
그 후로는 삶이, 재미가 없었다. 미래가 기대가 되지 않아 새벽에 마구잡이로 달렸다. 지루한 삶이 영위되던 어느 날, 덕통사고를 당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그 사람과 비슷한 위치로 가고 싶어 애쓰는 내가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던 시절이 있었다.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은 일상에서 보지 못한 도파민을 주었기 때문에 죽어있던 내 영혼에 활기를 넣었다.
그렇게 한 1여 년을 도파민을 탐구하며 살았다. 그게 없으면 버틸 수 없었던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와 생각해 보면, 그게 없으면 무너질 거 같던 나는 확실히 건강하지 못했다.
1년간 여러 명의 최애를 만들어 한 명에게 집착하지 않고 건강한 덕질을 하기 위해 애썼다. 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고 그게 나를 지키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그런 과정을 반복하고 아이러니하게도 여러 명의 최애 중에 진짜 최애는 2명만 남았다. 내가 되고 싶은, 나와의 동일시가 이루어지는 이상향의 한 명과 그저 나에게 산뜻함을 주는 한 명
오늘은 산뜻함을 주는 최애를 보러 갔는데
아 이제 그만할 때가 되었나?라는 생각을 했다
도파민이 주는 불안에서 이제 조금은 피하고 싶은 걸까
분명 도파민이 분비되었던 것은 사실이나, 그게 설레고 건강한 도파민은 아니었던 거 같아
휴덕을 결심한, 어쩌면 이제는 안정적인 상태로 돌아온 오늘의 나를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