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학에 대해서
처음 철학을 접했을 때, 철학은 늘 사람 이야기였다.
‘윤리와 사상’, ‘생활과 윤리’라는 과목을 통해 나는 공자는 사람이 사람다워지는 길을 말했고, 맹자는 인간의 마음속에 이미 주어진 선한 본성을 이야기했다는 것을 배웠다. 또한 소크라테스는 잘 사는 삶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사유했으며, 아리스토텔레스는 덕을 반복적 실천을 통해 형성되는 성품으로 보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이해는 자연스럽게 철학을 윤리와 동일시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철학과라는 학문 분야 자체에도 강한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실제로 학부 과정을 체험하기 위해 철학을 접하며 철학적 사유 자체를 즐기기도 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접한 철학은, 이전까지 내가 알고 있던 철학과는 분명히 달랐다. 이상한 기호가 등장하고, 문장의 구조를 해체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구문들이 나타났다. 바로 논리학의 영역이었다.
많은 경우 철학은 윤리학과 동일한 것으로 오해된다. 이는 철학 교육의 초입이 주로 도덕적 가치 판단이나 삶의 태도와 관련된 주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학은 윤리학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그 범위는 훨씬 넓다.
전통적으로 철학의 핵심 갈래는 크게 형이상학, 인식론, 윤리학, 논리학 등의 하위 분과로 나뉘어 왔다. 형이상학은 존재의 본질과 세계의 구조를 탐구하고, 인식론은 인간이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알 수 있는지를 다룬다. 윤리학은 인간 행위의 옳고 그름과 가치 판단의 기준을 탐구하는 분야이다.
하지만, 논리학은 이들과 다른 성격을 지닌다. 논리학은 무엇이 옳은가, 무엇이 선한가를 판단하지 않는다. 대신 어떤 주장이 타당하게 성립하는지, 전제와 결론이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지를 분석한다. 다시 말해 논리학은 사고의 내용이 아니라, 사고의 형식을 다룬다.
그렇기에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윤리적 규범과 도덕적 판단은 일정한 논리적 구조를 전제로 한다. 어떤 행위가 옳다거나 그르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그 판단이 어떤 이유에 의해 정당화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윤리학은 언제나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하나의 논증 형태를 취한다.
이 점에서 논리학은 윤리학보다 형식적으로 선행한다고 할 수 있다. 논리학은 무엇이 선한지를 규정하지 않지만, 선하다고 주장하는 판단이 어떤 방식으로 제시될 수 있는지를 규정한다. 전제에서 결론으로의 추론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그 윤리적 결론 역시 정당화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논리학은 개별 윤리적인 내용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윤리적 논의가 가능하기 위한 조건을 제공한다. 따라서 논리학은 모든 윤리학이 성립하기 위해 전제하는 공통의 기반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번 책은 여태껏 철학을 윤리로 환원하는 일반적 인식에서 벗어나, 논리학이 철학 내부에서 차지하는 독자적 위치를 살펴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