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증과 타당성, 건전성에 대하여.
논리학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어휘 설정을 선제적으로 해둘 필요가 있다. 그중에서도 논증에 대한 이해는 논리학의 출발점이자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논증이란 어떤 근거나 일반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결론이 참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추론을 언어적으로 표현한 것이 논증이다. 논변이라고도 불리는 이 개념은 논리학의 중심 주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논증은 전제(premise)와 결론(conclusion)으로 구성된다. 전제는 결론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며, 일반적으로 하나 이상의 전제와 하나의 결론으로 이루어진다. 논증은 크게 연역논증과 귀납논증으로 나뉘며, 이 둘은 평가 기준이 서로 다르다. 연역논증은 타당성과 건전성의 개념을 통해 평가되고, 귀납논증은 귀납적 강도에 의해 평가된다. 유비논증이나 가추법과 같은 다른 형태의 논증도 존재하지만, 이는 추후에 다루도록 하자.
논증은 새로운 지식을 산출하거나, 어떤 논제에 대해 주체적인 입장을 정당화하거나, 나아가 태도나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모든 생명체는 유기체이다’와 ‘인간은 생명체이다’라는 전제를 통해 ‘인간은 유기체이다’라는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이 바로 논증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등장한다. 믿음이나 의견도 논증이 될 수 있을까? 믿음이나 의견 자체는 논증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보통 결론만 있을 뿐, 이를 지지하는 전제가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믿음이나 의견을 뒷받침하는 이유나 근거가 제시된다면, 그것 역시 논증의 형태를 갖출 수 있다. 마찬가지로 묘사나 설명도 원칙적으로는 논증이 아니다. 묘사는 사실을 나열할 뿐 어떤 주장을 하지 않으며, 설명은 어떤 주장이 이미 참이라고 가정한 상태에서 ‘왜 그것이 참인가’에 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논증이 ‘그 주장이 참인가’를 문제 삼는다면, 설명은 ‘이미 참인 그 사실이 왜 그런가’를 다룬다.
논증은 크게 연역논증과 귀납논증으로 구분된다 하였다. 연역논증은 일반적인 원리로부터 개별적인 사실을 도출하는 방식의 논증이다. 대표적인 예로 삼단논법을 들 수 있다.
S1: 모든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S2: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S3: 따라서 소크라테스는 언젠가 죽는다.
이 논증에서 전제가 모두 참이라면, 결론이 거짓일 가능성은 논리적으로 배제된다. 이러한 점이 연역논증의 핵심이다. 연역논증에는 전통 논리학의 정언논리뿐 아니라, 현대 논리학의 명제논리, 술어논리, 양상논리 등 다양한 형식 체계가 포함된다. 이들 논리 구조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이후에 다루도록 하겠다.
반면 귀납논증은 결론이 전제로부터 필연적으로 따라나오지 않는 논증이다. 예를 들어,
1. x 지역의 백조는 하얗다.
2. y 지역의 백조는 하얗다.
3. z 지역의 백조는 하얗다.
결론: 따라서 모든 백조는 하얗다.
와 같은 논증이 이에 해당한다. 귀납논증은 여러 개별 사례로부터 하나의 일반적인 원리를 도출한다. 전제가 모두 참이라 하더라도 결론이 거짓일 가능성이 논리적으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연역논증과 구별된다.
귀납논증은 귀납적 강도에 따라 평가된다. 관찰된 사례가 많고, 사례들이 다양하며, 표본이 대표성을 지닐수록 귀납적 강도는 높아진다. 또한 현재까지 알려진 반례가 없고, 일반화가 무리 없이 이루어질수록 해당 귀납논증은 신뢰할 만하다고 평가된다. 다만 아무리 강한 귀납논증이라 하더라도, 연역논증처럼 결론의 필연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제 연역논증의 평가 기준인 타당성과 건전성에 대해 살펴보자. 논증이 타당하다는 것은, 전제가 모두 참이라고 가정할 경우 결론이 거짓이 될 수 없는 논리적 구조를 지녔다는 뜻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전제나 결론이 실제로 참인지 여부는 타당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타당성은 오직 논증의 형식과 구조에 관한 성질이다.
반면 건전성은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이다. 논증이 타당할 뿐 아니라, 그 전제들이 실제로 모두 참일 경우 우리는 그 논증을 건전하다고 부른다. 따라서 모든 건전한 논증은 타당하지만, 모든 타당한 논증이 건전한 것은 아니다.
타당성을 보며, 우리는 공허한 참(vacuous truth)에 대해 간단히 언급할 필요가 있다. 이는 논증의 성질이라기보다는 조건문의 의미론적 성질이다. 조건문에서 전건이 거짓일 경우, 후건의 참·거짓과 무관하게 전체 조건문은 참이 된다. 예를 들어, ‘만약 우주에 사는 모든 고양이가 오드아이라면, 2는 짝수이다’라는 문장은 전건이 공집합에 해당하므로 참이 된다. 이러한 경우를 공허한 참이라 부른다. 이는 형식 논리에서 조건문의 진리값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