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는 마음

by 래온

내 머릿속에는 늘 생각이 가득하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소한 풍경, 스쳐가는 감정, 풀리지 않는 고민들.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하는 복잡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머릿속이 어지러워진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쓴다. 글쓰기는 내가 나를 이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자, 마음을 정리하는 나만의 비밀 통로다.

글을 쓴다는 건 단순한 기록을 넘어, 내 마음을 마주하는 일이다. 하루를 마치고, 그날의 감정과 사건을 떠올리며 천천히 글을 써내려간다. 오늘은 무엇이 즐거웠는지, 무엇에 상처받았는지, 어떤 생각이 오갔는지 솔직하게 적는다. 처음에는 그저 일기처럼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작은 기록들이 내 삶의 조각으로 쌓여간다는 사실에 위안받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다.

어쩌면 언젠가는 책을 내는 게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거창한 작가가 되고 싶은 건 아니다. 그저 내가 살아온 시간과 마음의 흔적들을 한 권의 책으로 남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

요즘은 1인 출판도 손쉽게 할 수 있으니, 언젠가 내 이름을 단 작은 책을 세상에 내놓는 꿈을 키워본다.


글쓰기는 내게 치유의 시간이다.

말로 미처 풀지 못한 감정과 생각을 글로 옮기면, 복잡했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슬픔도, 기쁨도, 불안도, 글 속에서 조용히 정리된다. 때로는 글을 쓰다 나도 몰랐던 내 마음을 다시 발견하기도 한다. 그렇게 내 안의 상처와 아픔을 조금씩 덜어내고,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생각만 많고 정리는 안 되는 날도 있다. 막연하게 고민만 하다가, 한 줄의 글도 쓰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내기도 한다. 그래도 괜찮다. 글쓰기는 완벽을 요구하지 않는다. 잘 쓰지 않아도, 멋진 문장이 아니어도, 진짜 내 마음이 담겨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 있다. 소소한 일상의 기록들이 모여, 언젠가 누군가에게 작은 공감과 위로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글을 쓰는 시간은 결국 나를 위한 시간이다. 남의 시선이나 평가와 상관없이, 오롯이 나만의 언어로 내 마음을 표현하는 시간. 한 줄 한 줄 써내려가면서, 나는 스스로를 위로하고,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내일을 그려본다. 작은 기록이 쌓여 내 삶의 의미가 되고, 나의 이야기가 되어간다.


언젠가는 내 글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 지금은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조용한 기록일지라도, 언젠가 세상에 내놓을 수 있기를, 그리고 그 글을 읽는 누군가가 ‘나도 그래’ 하며 위로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오늘도 나는 내 마음을 기록한다.

쓰는 동안만큼은,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오롯이 나로 존재한다. 글쓰기는 나를 지탱해주는 작은 힘이다.

그렇게 한 줄 한 줄 써내려가며, 나는 내 삶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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