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라는 작은 우주에서

by 래온

회사라는 공간은 언제나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전문대를 졸업하고 처음 대기업에 계약직으로 들어갔던 스물두 살의 나는, 하루하루를 버티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

불안정한 고용, 무거운 실적 압박,

그리고 “정규직이 될 수 있을 거야”라는 끝없는 희망고문.

밤 11시가 넘어 퇴근하고, 주말도 반납하며 일하던 시절, 그때의 나는 매일매일이 전쟁 같았다.

그래서 첫 회사는 빠르게 그만뒀다.


그리고 또다시 전문대졸만 뽑는 대기업 정규직으로 이직했다.

그리고 여기서 나는 그저 대졸공채들의 업무를 원활하게 해주는 지원직이었다.

잡무라고 표현되는 일만 하는 나는 회사에서 대놓고,

혹은 은근히 무시를 받았다.

“전문대 출신은 시작점이 다르지.”라는 은연중의 말을 들을 때마다 나의 자존감은 점점 더 낮아졌다.

나는 그저 주변을 맴도는 부속품이 된 기분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점점 현상유지에 집착하게 되고, 성장보다 안정을 택하는 법을 배웠다.

결국 버티는 게 전부인 것처럼 느껴졌던 시절.

그러면서도 언젠가 이 회사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늘 마음 한구석에 품고 있었다.

그러나 선택의 기로에서 결국 나는 남기로 결정했다.


이제는 회사가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나를 철저히 실감하게 된다.

회사안에서의 위치, 비교적 중요하지 않은 업무, 관계.

그 안에서 치이고, 성장하고, 때로는 무너져도 결국 내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동료들, 묵묵히 자신의 위치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들 역시 크고 작은 불안과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사실이 위로가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는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


언젠가는

회사라는 작은 우주에서의 경험이

언젠가 내 인생의 별 하나로 빛나길 바라며, 또 하루를 살아낸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작은 우주에서 별이 되길 꿈꾸는 사람들일지 모른다.


#회사생활 #성장통 #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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