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의 힘

by 래온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눈에 띄는 재능도, 대단한 성취도 없다.

하지만 하나만큼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나는 꾸준하다.


하기 싫어도 한다.

지쳐도 한다.

억지로라도 다시 앉는다.

그게 내가 나를 믿는 방식이다.


처음엔 늘 느렸다.

남들이 이미 앞서 나가 있을 때,

나는 아직 제자리를 맴돌았다.

조급했지만, 멈추지는 않았다.

그냥 하루를 이어 붙였다.

오늘의 끝을 내일의 시작으로 연결하듯이.


어느 날 문득,

나보다 먼저 달리던 사람들이 멈춰 있는 걸 봤다.

그제야 알았다.

꾸준함은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라는 걸.

빠른 사람보다 오래 걷는 사람이 결국 도착한다는 걸.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꾸준히 하면 돼.”

하지만 그 말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사람만이 안다.

꾸준함은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지루하고, 고독하고, 때로는 초라하다.

매일 비슷한 하루를 견디는 일.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계속하는 일.

그게 꾸준함이다.


내가 꾸준함을 배운 건, 실패 덕분이었다.

포기했을 때의 나를 너무 많이 봤다.

그때마다 후회했고, 자존감이 바닥났다.

그래서 다짐했다.

‘잘하지 못해도, 포기만은 하지 말자.’

그 약속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


글을 쓸 때도 그랬다.

아무도 읽지 않아도,

하루 한 줄이라도 써 내려갔다.

그 꾸역꾸역이 쌓여 문장이 되었고,

문장이 모여 마음이 되었다.

조용히 써온 시간들이

결국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다.


꾸준함은 재능이 아니다.

그건 매일의 선택이다.

오늘도 할까, 말까 망설이는 순간마다

‘그래도 해보자’고 스스로를 설득하는 일.

그 작은 결심이 쌓여

어느 날 큰 변화를 만들어 낸다.


이제 나는 안다.

꾸준함의 힘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의 나’를 지켜주는 데 있다.

무너지고 싶을 때도, 그 습관이 나를 일으켜 세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다시 시작한다.


누군가는 ‘꾸역꾸역’이라 말하지만,

나는 그 단어가 좋다.

억지로라도 버텼다는 건, 그래도 해냈다는 뜻이니까.

그 꾸역꾸역의 시간들이 나를 지금 이 자리에 두었다.


나는 천천히 가더라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내 속도로, 내 마음으로,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오늘도 나는,

꾸준함이라는 믿음으로 나를 다시 끌어올린다.

그게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다.

작가의 이전글나를 위한 작은 다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