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이동을 하면서 내 업무에 대해 인수인계를 하게 됐었다. 업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매일 마주해야 하는 사이였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동료가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처음 나를 봤을 때 꽤 무례한 사람인 줄 알았다고. 그래서 선입견을 갖고 있었고 험담도 했다고 말했다. 순간 웃음이 마음이 멎는 기분이 들었다. 그냥 데면데면하 사이였기에 나는 그 동료에 대해 무관심했었는데 누군가에게 나는 그런 사람으로 보였구나 싶어서..
그런데 인수인계를 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나에 대해 알게 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했다. 오히려 좋은 사람 같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인 게 느껴졌다고. 우리는 그날 이후 조금 더 편해졌고, 동료를 넘어 인간적으로도 가까워졌다. 그 작은 관계의 변화가 이상하게 오래 마음에 남았다.
그 일을 겪으면서 나는 ‘인생에는 절대가 없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 누군가를 처음 보고 내리는 판단도, 어떤 감정도, 어떤 다짐도 상황과 시간 앞에서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우리는 너무 쉽게 말한다. 절대 안 변해, 절대 헤어지지 마, 절대 이건 싫어. 그 말들이 얼마나 단단해 보이는지, 마치 스스로를 지켜주는 약속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취향은 변하고, 마음은 움직이고, 사람은 생각보다 자주 달라진다. 한때는 이해할 수 없던 사람이 어느 순간 가장 편한 사람이 되기도 하고, 절대 안 할 것 같던 선택을 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그게 배신이나 변심이 아니라, 그냥 살아가며 생기는 자연스러운 변화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이제 ‘절대’라는 말을 마음속에서 조금씩 내려놓으려 한다. 절대 안 헤어질 거라는 말 대신, 지금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을. 절대 싫다는 말 대신, 지금은 맞지 않지만 언젠가는 달라질 수도 있다는 여지를. 그렇게 스스로를 덜 단정 짓고, 타인에게도 조금 더 관대해지고 싶다.
그 동료와의 관계가 알려줬다. 오해는 풀릴 수 있고, 첫인상은 뒤집힐 수 있으며, 사람은 생각보다 다층적이라는 걸. 인생은 단정문이 아니라 여백의 문장에 더 가깝다는 걸. 그래서 오늘도 나는 절대라는 말 앞에서 한 발 물러선다. 변할 수 있는 나와, 변할 수 있는 당신을 믿어보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