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꺼내 보인다는 것

by 래온

나는 마음을 숨기고 연기하는 데 익숙하다.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서툴러, 누군가에게 내 진짜 마음을 보여주기보다 침묵을 택하는 일이 많았다.

어릴 적부터 내 감정은 쉽게 드러내지 않는 것이

내 나름의 경험을 통한 지혜였고,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나는 내 마음을 꽁꽁 감춘 채 살아간다.

상대방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에 상처받기도 하면서도, 정작 내 감정은 꺼내 보이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진짜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는 외로움이 종종 찾아온다.

누군가에게 내 감정을 말로 전한다는 것,

그것이 이렇게 힘든 일일 줄은 미처 몰랐다.

연락 한 번에 마음이 요동치고, 사소한 오해에도 혼자서

수십 번씩 상황을 되짚어본다.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지만, 내 안에 쌓인 감정은 결국 내 안에만 머물러 있다. 때로는 마음을 드러내고 솔직해지고 싶으면서도, 혹시 상처받지는 않을까, 내 진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두려워 주저한다.


감정을 억누르고, 나를 숨기며, 표정과 말투 하나하나에 온 신경이 곤두선다. ‘내가 이 말을 꺼내면 상대는 어떻게 생각할까?’ ‘혹시 내 감정이 지나치게 무겁게 느껴지진 않을까?’ 이런 고민으로 마음이 복잡해진다. 결과적으로 나는 내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오해가 쌓인다. 침묵이 쌓이고, 그 침묵이 또 다른 거리를 만든다.


관계에서 이런 벽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는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여도, 속마음은 늘 복잡하다.

때로는 내가 너무 예민한 건 아닌지, 혼자만의 감정에 빠져 괜히 상대를 힘들게 하는 건 아닌지 스스로를 탓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 감정을 모두 억누르며 살면 마음의 고장도 점점 깊어진다.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침묵뿐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씩, 내 마음을 꺼내 보이는 연습을 해보고 싶다. 완벽하게 내 감정을 전달하는 것은 어렵더라도, 적어도 내 진심을 감추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서툴더라도, 오해가 생기더라도, 한 번쯤은 솔직하게 내 마음을 표현해보는 용기를 내려고 노력해본다.

내 감정이 항상 상대에게 온전히 닿을 수는 없더라도,

나 자신에게만큼은 진실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


감정 관리와 표현은 아직도 어려운 숙제다.

하지만 그 숙제를 피해 숨기만 하면,

결국 내 마음은 내 안에만 갇혀버린다.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꺼내 보이고, 함께 소통하며 살아가는 연습은 어쩌면 평생 이어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유연하게, 담백하게, 때로는 용감하게 내 마음을 꺼내 보이는 연습을 오늘도 조금씩 해본다.


이제는 나를 꾸미던 가면을 잠시 내려놓고,

진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비록 서툴더라도, 오해가 생기더라도,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연습을 이어가고 싶다.

그렇게 한 걸음씩, 내 마음의 벽을 허물어 가며

나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조금 더 가까워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도 나는 내 감정을 꺼내 보일 준비를 한다.

비록 완벽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온전히 바라보는 노력만큼은 멈추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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