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을 쓰는 사람

내가 글을 쓰는 이유

by 양정회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였다. 봄소풍은 주로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덕천강으로 갔다. 점심을 먹고 나면 백일장 대회가 열렸다. 강가 보리밭 둑길에 앉아 글을 썼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여러 번 입상도 했고, 상품은 늘 공책이었다.

그 시절 나는 학교 대표로 군 학예발표회에 참가해 입상하기도 했다. 나름 '꿈나무'였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 이런 저런 이유로 일기 한 줄도 잘 쓰지 않았다.

책도 1년에 두세 권도 읽을까 말까였다. 요즘도 책은 나의 수면제이긴 하다. 대신 '10분 책 읽기'를 실천하고 있다. 짧게라도 여러 번 읽으려 노력 중이다.


지난해 4월 초, '글 쓰는 사람들' 평생회원이 되었다. 그 후 21일 챌린지에 열 번 넘게 도전했다.

'좋은 생각 글쓰기'를 시작으로 '편지글 쓰기', '갤러리 털기', '일상 재테크', '물건 일기'까지.

완주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세 권의 전자책을 출간했고, 지금도 퇴고 중이다.


처음에는 어렵고 부담스러웠지만, 한두 번 참여하면서 익숙해졌다. 다음 주제는 뭘까 궁금해하며 기다리는 즐거움도 있었다.

채팅방에 올라오는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편지 쓰기' 챌린지를 하며, 일찍 세상을 떠난 친정 엄마께, 그리고 그토록 나를 힘들게 하셨던 시어머니께 처음으로 편지를 썼다.

그 편지를 쓰며 거실 바닥에 눈물 닦은 휴지가 수북이 쌓이기도 했다. 그러고 나니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으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머리도 맑아졌다.

'갤러리 털기' 글쓰기는 다시 그 여행지로 나를 데려다주어 다시 아프리카 여행을 떠난 기분이었다.


공저 <떠나고 싶은 순간들>에 참여하기도 했다.

여행을 즐겨하는 나는 여행 이야기에 있어서는 자신 있는 주제였다. 평소 일기는 잘 안 써도 여행 일기는 꼬박꼬박 썼다. 여행이 끝나면 그날 보고 듣고 맛보고 느낀 것을 글로 정리했다. 사진만 남기는 여행보다 훨씬 오래 마음에 남았다. 그때의 공기와 빛, 감정이 다시 살아나는 듯했다.


또 공저 <여기까지 참 잘 왔다 시즌2>도 참여하게 되었다. 글을 쓰고 지우고, 다시 퇴고를 반복하며 많이 울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마음속 깊이 응어리로 남아있던 서운함과 상처들이 하나씩 치유되는 걸 느꼈다.


리스본으로 가는 비행기에서도, 포르투로 가는 기차에서도, 알함브라 궁전이 보이는 카페에서도 나는 글을 쓰고 있었다.

언제 어디서든 나는 글쓰는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

글을 쓰며 자신감이 생겼고, 내가 즐겨하는 여행도 훨씬 풍성해졌다.


공저도, 챌린지도, 그 모든 도전의 결과물들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 이제 글쓰기는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누군가 나의 글을 읽고 잠시라도 공감하고 위로 받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나는 매일 글 쓰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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