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만드는 사람
어제, 거의 한 달 만에 문화센터 발레반에 갔다. 동료들이 너무 오랜만이라며 서로 부둥켜안고 팔짝팔짝 뛰었다.
"외국 가서 안 오는 줄 알았다."
"지금 제일 잘 살고 있는 거라."
"언니가 부럽데이. 언제 여행 이야기 좀 해주라."
다들 한 마디씩 했다. 그 말들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나는 장녀로, 종갓집 맏며느리로, 워킹맘으로 늘 쉴 틈 없이 살아왔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만큼 바빴고, 늘 누군가를 위해 움직였다.
그런 내가 언제부턴가 방학 때면 어디론가 떠났다. 오직 나를 위한 시간이었다.
여행은 나의 숨구멍이자 쉼이었다. 길 위에서 나는 다시 나 자신을 만났다.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시간 속에서, 비로소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었다. 그 경험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남편도 그런 나를 누구보다 응원해 준다. 여행으로 집을 오래 비워도 불평 한 마디 하지 않는다. 늘 등 떠밀듯이 잘 갔다 오라 한다.
"가고 싶은 데 다 가봐. 더 늦기 전에."
그는 늘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때를 놓치고 나면, 해보고 싶어도 어쩔 수 없다고.
여행이든, 꿈이든, 어떤 일이든 다 때가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다 보면 다시 그 기회가 잘 오지 않는다.
나는 이제 무엇이든 뒤로 미루지 않는다.
강연자 김창옥은 이렇게 말했다.
"돈이 많은 사람은 부자이고, 잘 사는 사람은 추억이 많은 사람이다. 그리고 돈은 추억 만들려고 버는 거래요. 부자 되려고 돈 버는 건 너무 슬프다."
나는 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
나에게 여행은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추억 만드는 일'이다. 게다가 요즘은 글쓰기로 그 추억을 남기는 일에 깊이를 더한다.
여행은 나를 성장시키고, 글은 그 성장을 기록하게 한다. 그래서 나의 여행은 점점 더 풍요로워지고 있다.
오늘도 나는 잘 살기 위해, 추억을 많이 만들기 위해, 그리고 더 단단한 나로 살아가기 위해 다시 한 발짝 나아가려 한다.
추억을 쌓아가는 일, 그것이 내가 잘 사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