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3-3
넷째날 새벽에 잠깐 알람이 울렸는데... 이번엔 친구가 알람은 얼른 끄길래... 그냥 넘어갔다. 그리고 아침에 기분좋게 조식먹고 친구와 함께 소렌토 곳곳을 걸으며 사진도 찍고 즐거운 여행을 잠깐 했다.
소렌토를 돌아다니다가 마트에서 와인도 사고, 치즈도 샀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다시 한 번 깊은 대화를 나누며 여행을 즐겁게 마무리하자고 하며, 내일은 아말피와 포지타노를 가자며 일정도 짰다.
그렇게 기분좋게 하루를 마치고 잠을 잤는데...
아직 일어날 시간이 아닌데 또 알람이 울렸다. 알람이 들리는 순간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친구는 알람을 끄지 않았던거다. 알람이 울려도 끌 생각이 없길래 내가 알람을 끄는 대신에 잠자는 친구를 깨웠다.
너 지금 몇시인줄 아냐며, 어떻게 내가 여행 첫날부터 이야기했고, 어제도 이야기 했는데 내 말은 귓등으로도 안듣는거냐며 다다다다 쏘아붙였다. 친구는 본인은 알람을 껐다고 내가 잘못 들은거라고 했다.
미안하다는 말 대신에 변명을 하는 순간 나는 더이상 참을 수 없었고, 오늘은 일정은 따로 다니자고 했다.
나에겐 화를 누를 시간이 필요했다. 같이 있다가는 관계가 더이상으로 나빠질꺼 같았다.
혼자 아말피와 포지타노를 다니면서 혼자임을 누리며 여행했다. 그러나 마음 한켠은 찝찝했다.
아말피와 포지타노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소렌토 시내에서 혼자 커피 한 잔 하며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호텔로 돌아갔다. 친구는 아직 호텔로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씻고 그동안 설쳤던 잠을 보충하기로 했다.
한 두시간 자고 일어났는데도 친구는 아직이였다. 그래서 일어나 호텔 로비로 갔다.
친구가 호텔로비에 있었다. 내가 왔으면 방으로 오지 왜 여기있냐고 했더니 본인이 문을 두드렸는데 대답이 없었다고 했다. 잠귀 밝은 내가 두드린 문을 못들었을까 싶었다. 그럼 전화하던지 카톡으로 통화하지 그러면 일어났을텐데... 그랬더니 인터넷이 없어서 못했다고... 아니.. 호텔에 무료 와이파이 있는데 그거 연결하면 되지... 했더니 생각을 못했다고... 어쨌든 나때문에 방에 들어오지 못했으니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아직 서로 데면데면 했고, 그렇게 하루를 마쳤다. 그런데 아직 일정이 남아있어 친구와 어떻게 풀지 나는 고민했다. 내일부터는 밀라노로 가는 마지막 일정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친구를 깨웠다. 오늘은 밀라노로 이동하는 날이라 이른 시간에 움직여야했다. 호텔에 부탁해 택시를 불러달라고 했고, 친구와 짐을 쌌다. 호텔을 나섰는데 아직 택시가 오지않아 잠깐 시간이 났고, 친구한테 풀자고 얘기했다. 아직 일정도 남아있고, 너도 나도 힘들게 온 여행이니 마무리를 좀 잘해보자 했더니 친구는 알겠다고 했다. 오랜 친구라 그런지 금방 풀어졌고 다시 여행에 집중했다.
밀라노에 도착해서 숙소를 찾는데 좀 시간이 걸렸다. 지하철을 잘못내렸고,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이동하느라 힘이 좀 많이 들었다. 그래도 도착한 숙소는 지금까지 지냈던 숙소보다 훨씬 좋은 숙소였고 소렌토에서 사온 와인을 마시며 여행을 잘 마무리 했다. 그리고 여행의 마지막밤 밀라노에서는 친구의 알람이 드디어 꺼졌다.
마지막날 저녁 비행기라 호텔에 짐을 맡기고 밀라노 시내를 여행했고, 한국까지 잘 돌아왔다.
황금같은 연휴에 비싼 돈을 들여 했던 첫 유럽여행이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여행이 끝나고 서로 핸드폰과 사진기에 있는 사진을 주고받자고 했지만 8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사진을 받지 못했다. 사진보다 더 화가 난 일은 여행이 끝나고 두달쯤 후에 내 생일이 있었는데, 이 친구가 먼저 미리 연락해서 너의 생일 당일에 같이 저녁먹자는 약속을 했다. 아직 일정이 없었기에 그러자 했고, 시간이 흘러 내 생일날이 되었는데... 약속시간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을때 친구가 나와의 약속을 취소했다. 이유는 본인이 다니는 교회 일정이 있었는데 모르고 나와 약속을 했다고 했다. 그래서 그 뒤로 이 친구와는 연락하지 않았고, 연락이와도 받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오래된 친구를 잃었다. 마음 한켠은 좀 쓸쓸하지만 인생에 나만 애쓰는 관계는 오래 갈 수 없는 거란걸 알기에 그냥 여기까지인... 이 친구와는 시절인연이었음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