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난임 storY #5
@ Photo by Priscilla Du Preez on Unsplash
잘 모르는 상태에서 처음 시험관 시술을 했을 때는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갔는데 한번 채취를 하고 나니 -- 내가 난자가 많이 만들어지지 않는 몸인 걸 확인하고 나니-- 더 건강관리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주어진 한 달 동안 두 번째 시험관 시술을 하기 위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 더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노력했다.
4. 최대한 12시 이전에 잠들기 (야행성이라 새벽 1~2시 이후에 잠자는 습관 고치기)
요즘 더욱 느끼는 거지만, 인생은 참으로 신기한 거 같다. 어느 순간의 최상의 선택이 훗날 지나고 보면 좋지 않은 선택이 되거나, 그 당시에 좋지 않았던 상황이 시간이 흐른 뒤엔 결론적으론 좋은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그러기에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이게 나에게 '좋다', '좋지 않다'라고 단언하긴 어렵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위기가 기회가 되기도 하니까..
일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항상 스트레스를 받고 사는 내게,
언젠가 만날 우리 아기가 엄마가 되기 위한 준비 시간을 내게 주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자연임신이 문제없이 가능했더라면 난 나의 건강관리와 아이에 대한 깊은 고민을 절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날 너무 잘 알아서 잠시 나에게, 힘들지만 이 시간을 통해 건강 관리와 엄마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니 갑자기 미소가 지어졌다. 그러자 시험관을 준비하는 지금 이 시간이 힘든 시간이 아니라 잠시 나를 되돌아보고 언젠가 만날 우리 아기를 위해 어떤 엄마가 돼야 할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드니 감사하게 느껴졌다.
"내가 나의 장미꽃을 위해 소비한 시간이라..."
잘 기억하기 위해 어린왕자가 말했다.
-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중에서 -
두 번째 시험관 일정이 다가오자 난 처음보다는 더 편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래, 조급해하지 않을게. 하지만 너무 오래 기다리겐 하지 말아 줘. 아직 엄마라는 말이 너무나 어색한 나를 위해 이 시간을 준 널 생각하며, 널 만나는 그날을 위해 엄마로서의 준비를 하며 기다리고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