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와와우 Nov 30. 2022

영어공부 2년의 소회

영어공부 2년의 소회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2년이 지나 그 과정에서 느낀 것들을 다시 정리해 보았다. 나이가 50세가 넘으니 젊은 날 꽤나 영특했다고 생각했던 나의 습득 능력도 떨어졌다고 느끼는 것에 실감하게 된다. 사실 알고 있던 우리말도 명사나 대명사부터 한참 더듬거리게 된다. 나의 새로운 영어공부가 그 과정을 통해 느끼는 어려움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보려는 시도가 의미가 있을 것이란 생각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만을 의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한 이유로 새로운 것에 대한 배움의 시도를 게을리 하는 것이다. 오히려 자신의 경험만을 고집하며 새로운 것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는 자만심을 보이고 필요를 폄훼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한 차원에서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다. 사실 삶 속에 버리는 시간이 많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시간을 쪼개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질 필요도 있다.


 나의 학창시절에 비해 학습 환경의 변화는 비교불가이다. 관련동영상과 단어의 검색을 통해서도 정확한 발음을 쉽게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영어사전이 필요 없는 변역기의 활용 등은 격세지감이다. 눈으로만 단어와 문장을 익히고 외우던 과거에 비해 학습 자료가 넘쳐난다. 그러나 변할 수 없는 것은 자신에게 적합한 자료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도 있지만 학습방법의 선택과 꾸준함이라는 자기의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에 있다. 취미생활을 하듯 가볍게 언어공부를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오가는 버스 안에서 하루 1시간 열심히 듣기에만 열중한 지도 2년이 되어간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연히 듣게 되는 TV 속 영어에 들릴 듯 말 듯 귀를 간지럽히고는 실망감을 주고 있다.


 조급함은 포기를 낳는다. 나의 경우를 살펴보면 사실 하루 3-4시간 꾸준히 영어공부를 한다면 1년 정도에 일정수준에 이르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일정 수준에 이르면 이후 영어공부의 속도는 깊이를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취미처럼 하루 한 시간 정도를 할애하고 있는 나에게 필요한 시간이 3-4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더욱이 이제는 젊지도 않다. 지금 같은 나의 속도로는 CNN방송을 듣거나 영어뉴스 또는 영어권 방송을 쉽게 접하기까지 아마도 5년은 소요될 것이라 길게 예상하고 있다. 


 학습정도를 떠나 과정에서 새삼스레 느끼는 사실이 있다. 그리고 나의 지속성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이유들이다. 인간의 뇌 활동의 한계가 물을 채우듯 가득 찰 수 없는 것이고 많은 기억과 지식이 가득 채워졌다고 새로운 것들을 저장할 공간이 없을 것 같은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사실도 다시금 깨닫는다. 또한 자신이 이미 외웠다고 생각한 문장들이 다시 새롭게 다가오는 경험들은 겸손을 알게 하는 계기도 된다. 사실 안다고 생각하는 것도 반복하다보면 다시금 새롭게 되고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새롭게 의미가 이해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지식의 습득이란 것도 부담 없이 취미처럼 대하면 그 또한 가능하다는 깨달음이다.


 억지스러운 집중은 오히려 학습효과를 떨어뜨린다. 나는 중1시절 영어교과서를 처음 접했을 때 ‘student’를 외우려 해도 외울 수 없었던 기억이 있다. 진도가 나가면서 다른 모든 것들은 숙지가 되었으나 꽤 오랜 시간 동한 한 단어에 트라우마가 생긴 것이었다. 어찌 보면 세상일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이런 경우 해결방법은 자연스럽게 스캔하고 이미 알게 된 문장과 단어들 사이에서 다시 반복하는 방법밖에 없다. 영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단어가 2만개 정도이고 의미를 갖는 문형의 3,000개 정도에 익숙해져야 한다. 언어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반복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문법으로 문장을 이해하기보다 익숙해지는 문장을 통해 문법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옳다. 우리말을 배우며 학교에서 국어문법을 알게 되는 과정에서 우리말이 풍성해지는 것과 다르지 않는다.


 지난번 1년의 소회를 통해 그 당시 내가 느꼈던 것들은 다음과 같았다.


· 자신에게 맞는 기본문형 1000개의 유투브를 찾아 반복하여 듣고 외우기

· 영어의 리듬과 악센트를 익히고 노래가사를 접하듯 입에 익도록 하기

· 익숙한 문형을 기준으로 문장에서 문법을 이해하기

· 기본문형이 익숙해지면 비슷한 수준의 다른 유투브를 찾아 듣기

· 기본문형을 통해 영어의 표현방식과 어순에 대해 이해하기

· 단어의 활용과 의미를 문장에서 이해하기

· 영어의 모음에 대한 발음과 문장의 연음에 대해 이해하기


 동영상 강의를 보면 많은 강사들이 각자의 주장을 한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그러한 주장의 한 단면만을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것에 있다. 동영상 강사들의 주장을 주도적으로 이해해야 하고 그러한 주장을 통합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다양한 문형을 경험하는 수준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으며 하나의 기준을 갖고 나머지는 훑고 넘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나의 경우는 1,000개의 문장을 가지고 반복하여 듣고 있으며 시간이 되는대로 여러 동영상 강의를 스캔하며 수시로 보고 있다.


 동영상강사들이 영어기초자들에게 들려주는 영어교육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정확한 발음소리를 알아야 기대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 단어와 단어사이에 이루어지는 연음 방법에 익숙해져야 한다.

· 영어리듬에 따라 먼저 입으로 소리 내는 것을 반복해야 한다.

· 하나의 ‘구’를 단어처럼 이해해야 한다.

· 긴 문장에서 강조되어지는 단어의 연결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 주어를 기준으로 가까이에서 먼 곳으로 나아가는 직진적 문장연결을 갖는다. 

· 의역보다 직역을 기준으로 이해해야 한다.

· 영어로 사고하기를 즐겨야 한다.


 영어가사를 외우고 노래를 한다는 것이 입에만 익숙해지고 의미를 모르고 지나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많은 동요를 외우고 대중가요, 가곡, 팝송 등 많은 가사를 외워 왔다. 그러나 재미있는 현상 중에 노래가 흐르면 저절로 가사를 내뱉게 되지만 노래 중간에 단어만을 인지하고 가사의 전체 의미를 모르고 노래하였었다는 사실이다. 지금도 의미를 정확히 모르는 이태리가곡이나 프랑스가곡, 독일 가곡, 러시아가곡 등을 수십 년이 지나도 흥얼거리고 있다. 영어노래는 입 밖으로 소리 내는 것을 익숙하게 한다. 영어의 리듬과 강세 그리고 뉘앙스를 느끼기에 이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나라 가사를 노래하는 경우에도 외우려는 노력이 없으면 저절로 외워지지는 않는다. 한번 뜻을 새기고 영어가사를 외우면 영어를 입 밖으로 소리 내는 것이 한결 수월해지는 것이다.


 쉬운 문장이 익숙해지더라도 계속하여 들으면 단어 순서를 따라가며 해석이  가능해지는 것을 느꼈다. 또한 동사활용, 조동사, 구동사, 시제, 관사와 수, 품사의 사용과 의미, 전치사구, 분사구 등 기본문법을 적용하며 익숙한 문장을 따라 따라하다 보니 새로운 문장이나 동영상 강의영상에도 자신감이 생겼다. 하나의 이해 기준을 잡으니 다른 것들을 훑어 지나가는 것들도 가능해진다. 그래도 잠시 멈춰 나름 외우려는 시도를 멈추지는 않았다. 


 영어식사고하기는 어느 수준이 되기 전까지는 사실상 힘들다. 그래도 지금 내가 시도하는 것들은 순간순간 일상에서 영어로 문장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기본 문장을 외어야 하는 이유는 영어문장의 많은 예들을 이해하기 위함이다. 그런 의미에서 구글 번역기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세계의 유명 언론사의 국제뉴스를 검색하고 문장을 복사하여 구글 번역기를 돌린다. 그리고 음성재생을 동시에 하여 소리와 리듬을 다시 듣고 이해하려 한다. 학창시설 그 어렵던 해석들을 참 쉽게 이해하고 익히고 있는 셈이다. 


 언어를 이해하는 방법으로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소리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한 만큼 문자를 이미지로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문자를 안다는 것이 소리를 이미지 하여 쉽고 오래 기억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학창시절 경험했던 것처럼 문자에만 의지하고 언어를 배우는 것의 한계는 분명하다. 그러므로 문자이미지와 소리의 병행은 동시해야 하는 것이다.


 내 주위에는 외국어에 능숙한 사람들이 많다. 그것으로 주눅이드는 것보다 오히려 나의 새로운 도전에 지인들의 응원을 받는 것이 즐겁다. 언어라는 것이 결국 수단의 하나이고 할 수만 있다면 좋은 선택의 문제일 수 있지만 그 과정을 통해 부족했던 과거를 돌이켜보는 것도 즐거움이 되고 있다. 오히려 그 필요나 절실함이 덜한 지금에 와서 나는 취미로 영어공부를 하는 셈이다. 영어공부를 취미처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나는 만족을 느낀다. 앞으로 1-2년 정도면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를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거움을 높이고 있다. 


 사실 많은 시간을 들여 노력한 것은 아니었지만 작은 시간들이 모여지니 영어가 조금씩 들리기 시작한다. 지나가는 시간들을 이렇게 느끼는 것들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노래 한 곡을 외우려면 지겹도록 반복하여 들어야 하고 그 노래가 외어지면 이미 그 노래에 싫증이  나는 것이 다반사다. 그러나 영어문장을 계속해서 반복하여 듣는 것은  항상 새롭게 다가온다. 이미 입에 붙게 된 반복된 문장에서도 새롭게 알게 되는 또 다른 의미가 흥미롭게 다가오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