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한 하루였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아수라반이 돼버렸다.
알랭드롱과 쌍둥이가 맞붙어 으르렁대기 시작했다.
'서열싸움이 너무 이른 것 아냐? 일주일도 안 지났는데' 속으로 생각하며 갈등유발자들을 상담실로 불렀다.
"앉아봐요. 무슨 일 때문에 자꾸 다퉈?"
쌍둥이 형: "얘가 자꾸 네 엄마 없냐면서 패드립하잖아요."
알랭드롱: "그래서 뭐 어쩌라고. 왜 지랄이야"
쌍둥이 동생: "나도 욕을 못해서 안 하는 줄 알아?"
알랭드롱: "그래 너도 해. 해봐. 선생님 앞에서만 착한 척
말고."
나: "지랄이라니. 선생님이 옆에 있는데도 계속 욕을
하잖아요.
그리고 엄마 없느니 있느니 그런 욕을 하면 상대방을
말로 때리는 거야. 상처가 크다고.
그리고 앞으로 계속 싸우면서 살 거야?"
(심호흡하고) "자 그럼 지금부터 어떻게 해결해야 좋을지
말해봐요."
알랭드롱: "쟤가 먼저 기분 나쁘게 쳐다봤다고요.
보지 말래도 오래 쳐다본다고요.
아주 빡치게 기분 오지게 나빠요."
쌍둥이 형: "아니, 그게 누구랑 친해질까 유심히 보는데요.
쟤만 쳐다보는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쟤는
나보고 패드립하고 처맞아 볼 거냐고 그랬어요."
쌍둥이 동생:(울먹이며) "반을 바꿔 주세요"
알랭드롱: "그래 가라. 가. 그리고 반을 어떻게 바꿔?"
나: "사람을 빤히 쳐다보는 행동을 알랭드롱이 싫어하잖아.
쌍둥이는 이 행동을 계속하는 이유가 있어요?"
쌍둥이 동생: (더듬더듬) "뒤에 시계 보려고 한 거예요."
알랭드롱: "다른 애들은 시계 잠깐 보는데 너는 나만 계속
처 보잖아. 나는 그게 짱난다고.
저 봐! 말도 더듬고 못 하면서."
쌍둥이 형: "쳐다보긴 했는데요. 그것은 미안해."
나: "알랭드롱은 화가 났다고 욕을 한 행동은 잘 못이야.
또 뺨을 때린 일도.
화가 났을 땐 상대방에게 네가 나를 빤히 쳐다보면
내 기분이 아주 나쁘니 쳐다보지 말아 줬으면 좋겠어.
앞으로 계속 또 쳐다보면 선생님께 민원을 넣을 거야라고
말을 해요. 기분 나쁜 감정을 상대방에게 욕하기 전에
알려줘야 쌍둥이가 알지."
알랭드롱: (한참 생각하더니) 내가 욕한 것, 때린 것 미안해.
나: 친구끼리 갈등은 나쁜 것만이 아냐. 오늘처럼
해결해 가면서 자네들도 크는 거야.
자. 얘기 끝났으니 가요.
요약한 내용이지만 상담시간이 한 시간 이상 걸렸다.
오늘 일은 어른 세계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간혹 쳐다본다고 성인 남자들이 싸움이 일어나기도 하니까 말이다.
해결이 안 보였는데 갑자기 태도를 바꿔 서로 "미안해"라는 말이 오고 간 것은 온전히 아이들이었다.
나도 놀랐다. 이러다 밤을 새우면 어쩌나 했다.
쌍둥이 형이 먼저 '미안해'시작하자 알랭드롱이 이어 '미안해' 말했다.
미안해
이 말은 상당히 무게가 있으면서도 순식간에 마음을 가볍게 하는 힘이 있다.
이 말은 나도 꺼내기 어려운 말이다. 부부싸움할 때는 특히.
쌍둥이 형의 아량이 나보다 월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