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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라나무 Apr 22. 2023

주부의 바람난 투자

긴 머리손님

친지 결혼식에 참석하고 예약해 둔 헤어살롱을 방문했다.

살롱에 가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즐겁다.

원장은 웃긴 이야기라며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젊고 예쁜 손님이 엉덩이를 덮는 긴 머리를 찰랑거리며 들어왔단다. 그 손님은 당시에 인기가 았던 세팅파마를 주문했고, 고가의 중성염색약함께 필요해 머리비용이 컸다. 또 머리길이가 눈에띠게 길어 당시 가격으로  50~60만 원 받아야 했다.


그날은 토요일이라 사람들로 북적였고 서비스를 하느라 정신없던 중에 샴푸시간이 다가와 긴 머리녀를 찾았단다.

어디에도 보이지 않자 화장실까지 살폈는데도 없어 무슨 사고라도 당해 어딘가 쓰러져 있을까 큰 걱정을 하면서 건물 관리인을 찾았다.


다행히 1층 입구에 CCTV가 있어 오고 나간 사람들을 관찰했는데 미용실 가운을 입은 여성이 비닐두건을 쓴 채 허겁지겁 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이마에는 검정물(유행이었던 염색)을 묻히고 택시를 타고  그녀를 뒤로 한 채 미용실로 돌아와 보니, 처음부터 가볍게 와서 사뿐히 도망을 간 것이란 사실을 알았다. 가방도 소지품도 없이 방문한 그녀는 홀연히 날아간 것이다.


원장은 3년 차 헤어디자이너였고 황당한 일로 동료들과 많이 웃었다는 말로 이야기를 마쳤다.

별의 별일이 다 일어나는 곳인 헤어살롱.


이런 일은 흔하게 일어나지 않으나 손실이 크다. 고가의 헤어제품을 많이 썼고 비싼 앰플(머리영양액) 3개나 소비했으며 긴 머리 손질하느라 애쓴 시간과 에너지, 기회비용까지 계산하면 60명 이상의 커트 손님이 필요하다.


기업도 이런 일이 발생한다.

회사는 이를 매출채권(외상)으로 생각했다가 돈을 받지 못하면 대손충당금으로 처리한 후 돈을 떼였다고 결정하면 대손상각비로 구분하여 판매비와 관리비로 기재한다.


투자자는 이렇듯 재무표를 보고 기업이 돈을 잘 거둬들이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매출이 늘었다고 현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손님이 증가하는 것은 좋은 소식이나 도망가는 손님도 있고, 외상손님도 많아 현금 회수가 안돼 회사에 돈이 없는 경우가 있다.


최근 '나만 몰랐던 부자 되는 법' TV시리즈를 즐겨본다.

주인공 라미트가 부자 되는 법을 알려주는 형식의 콘텐츠인데, 그는 주식은 옷장이라며 재미나게 설명한다.


가령 옷장에 반바지만 있으면 겨울에 입을 옷이 없듯이 주식도 다양한 옷을 사는 것처럼 코트, 티셔츠 등 여러 개를 준비해놔야 한다고 말했다.


채권은 신발과 장갑처럼  항상 필요한 액세서리와 같으며, 현금은 안정장치라고 말한다. 양말을 사는 것처럼.


암호화폐는 크록스와 같단다. 예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끔찍해서란다.


인덱스펀드나 생애주기형 펀드를 구매하면 다 알아서 된단다.


위의 말에 동의하나 이것저것 담다 보면 잊고 안 입는 옷이 생기듯, 주식도 종목이 다양하면 재무표를 다 분석하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


라미트는 현금을 안전장치로 비유했는데, 회사에 현금이 있냐 없냐는 현금흐름표를 보면 알 수 있다.


나는 국내주식 1개, 미국주식 2개, 중국홍콩주식 2개 등 모두 5개로 시작했다. 이 중 국내와 미국주식은 우등생이어서 성적표를 아예 보지 않는다. 늘 공부를 잘하므로 굳이 볼 필요가 없어서다.


중국홍콩주식은 중상, 또는 중하 수준이라 항상 재무표를 본다. 올해도 비실비실거렸으나 점차 나아질 것이다.


옷은 계절마다 사도 입을 것이 없어 새 옷을 사듯, 주식도 마찬가지다. 우등생 주식을 두고서도 새 주식을 뭐 살까 궁리하게 된다.


나는 금융주가 없다. 현금이 계속 들어오는 사업체를 갖고 있지 않아 배당수익이 정체되고 있다는 생각에 국내와 중국 금융주를 각각 매수해 현재는 7개다.


현재는 더 늘릴 계획은 없지만 배당을 돈으로 주지 않고 타기업 주식으로도 주는 회사가 있어 2가지 종목이 더 생겼다.

합하면 10개 남짓이다.


주식은 다양하게 갖고 있되,  필요하다고 모두 구매했다가는 폐기처분할 것이 발생하므로 투자자는 전문가의 말을 걸러들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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