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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라나무 Jul 21. 2023

주부의 바람난 투자

자발적 상폐

속초에 왔다.

파라솔 아래 선베드에 앉아 람들과 바다를 본다.

사람들 즐거워하 웃다. 

나도 덩달아 미소가 번진다.

노인부터 어린아이, 외국인, 커플, 가족, 친구 할 것 없이  바다는 모두를 품 들숨날숨으로 그네를 태운다.

더욱 커지는 웃음소리가 듣기 좋다.


운 모래지에 발바닥 도장을 찍어 물꾸러미 보며 기다렸다.

마음속 상흔 도장처럼 찍혀 있었기에 파도가 없애줬으면 했다.

밀려오는 바닷물이 가까이 오는가 싶더니 코앞에서 거품과 함께 사라지기를 여러 번.

커다란 물거품이 힘 있게 쏴아 소리를 내 발밑까지 왔다. 발도장이 없다.


'그래 이제 상처는 사라진 거야' 속말을 했다.


달리식품이 자진 상폐 계획을 발표했다.

노후대비로 장기 투자하려던 계획이었는데, 너무 아쉽다.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는 순간 깊은 상처를 남겼다.


돌아오는 길, 작년에 수술한 발목이 최근 불편하여 방문하니 전문의가 개원을 하면서 가장 친절하고 유능했던 간호사까지 데리고 나왔다. 그녀 우리를 알아보곤 반가워했다.


발목치료로 유명한 전문의는 이제 경영인이다.

주치의는 가치를 높이며 성장하고 있었다.

버핏도 최고의 투자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했는데, 나의 가치는 뭐지?

내가 선택한 달리식품이 스스로 주식시장에서 퇴장하겠다고 발표하다니. 내 가치가 하락하는 기분이다.


저녁으로 남편은 한우 오마카세집을 예약했다며 함께 가자고 했다. 호텔에서 200m 거리라 도보로도 가능했으나 발목이 불편한 우리는 택시로 이동했다.


64세 택시기사는 은퇴 후 여가 시간을 못 견디고 다시 재취업했다고 한다.

달리식품이 내 노후를 지켜주리라 기대했는데 자진상폐라니. 같은 생각이 꼬리를 물고 따라다닌다.

나도 택시기사처럼 재취업을 하지 않으려면 달리식품을 대체할 회사를 다시 찾아야 한다.

기회는 또 오니까.



저자 사이토 히토리는 진동수(긍정 에너지)를 떨어뜨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나는 달리식품의 자발적 상폐 소식을 들은 후 진동수가 내리막이었는데 이번 속초, 서울 여행맛있는 음식도 먹으니 다시 진동수가 올라갔다.

'괜찮아 다행이야! 자진상폐는 호재야.

난 참 행복해, 난 참 풍족해.

달리보다 더 값진 남편이 옆에 있잖아.

앞으로 우리는 더욱 행복할 거야'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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