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엄마
그녀도 이젠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 자꾸 여기저기 아픈 곳이 생겨난다. 안경을 꼈음에도 보는 것이 불편하고 소리에 예민하여 식구들의 발소리에도 잠을 설쳤었는데 둔감해지는 것이 시간의 흐름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나이가 들어가고 불편함이 많아지면서 엄마를 생각하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
아주 옛날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엄마는 조용하고 배려심과 이해심이 많으셨으며 기픔이 있는 분이셨다. 사람 손을 필요로 하는 힘든 집안일과 농사일에도 마당 한편 꽃밭을 가꾸셨으며 저녁 짓는 밥솥 아궁이 앞에서는 어린 딸 그녀와 끝말잇기 놀이를 해 주셨다. 끊임없이 대화하려 노력하셨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으며 늦은 저녁 하교하는 그녀를 위해 먼 거리임에도 버스 정거장까지 나와 그녀를 기다려주셨다. 음식솜씨 또한 일품이셨다. 양념거리가 지금처럼 흔치 않았지만 모든 음식이 정갈하고 담백하며 가족들의 건강 지킴이로써 손색이 없으셨다.
생각은 얼마나 현명하신지 뉴스에 나오는 사회문제, 정치이슈들도 중도적인 입장에서 알려주시고 가르쳐 주셨다.
그녀가 결혼하고 얼마간은 일 년에 한 번씩은 꼭 와서 주무시고 가셨다. 거리상으로 가까운 그녀의 본가는 와서 주무시고 갈 거리는 아니었음에도 엄마가 농사지은 것들을 바리바리 싸가지고 오셔서는 꼭 하룻밤 주무시고 가셨다. 이유는 친정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 착한 사위지만 당신의 딸에게 함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모든 것을 그녀의 엄마로부터 보고 배워 갖게 된 그녀는, 그녀의 결혼생활에 모든 것이 녹아들었고 삶 또한 그녀의 엄마처럼 살아냈다.
아이가 어려서는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아궁이는 아니지만 장거리 이동길에 끝말잇기 게임을 해 주었고 집안을 항상 깔끔하게 정돈했으며 모든 음식을 정성 들여 만들었다.
자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사랑을 가르치기 위해 사랑을 실천하며 살았다.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녀는 엄마의 인생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됐고 엄마가 그리워지고 생각나는 시간이 많아졌다.
엄마는 그 어려운 시절을 어떻게 보내셨을까?
아버지가 먼저 가시고 홀로 외로이 긴긴 시간을 어찌 보내셨을까? 그녀는 나름대로 잘한다고 했지만 과연 잘한 것일까? 생각할수록 그립고 아쉽고 보고 싶다.
부모란 그런 것인가 보다. 특히 엄마의 사랑이란 대가 없이 모든 걸 다 주고도 또 더 주고 싶고 줄 것이 없어도 더 주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그녀는 그녀의 엄마로부터 모든 걸 받았고 나눔을 실천하며 사시는 모습을 보고 자랐기에 그녀도 자신의 자녀에게 아낌없이 주며 사랑을 실천하며 살도록 가르치고 있고 그녀 자신도 봉사를 실천하며 살고 있다.